'오렌지州' 미국 플로리다 "생산량 100년 만에 최저"

입력 2025-01-15 17:48   수정 2025-01-15 17:49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로 꼽히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자연재해와 전염병으로 오렌지 생산량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올해 6월 오렌지 수확기 수확량은 100여 년 만에 가장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렌지 주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시즌(2024년 10월~2025년 6월) 오렌지 생산량을 1200만 상자(한 상자는 90파운드·약 41㎏)로 예측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적은 양으로 1930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0월 예상치보다 300만 상자 줄었다.

플로리다는 ‘선샤인 스테이트’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해가 잘 드는 지역으로 오렌지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1990년대에는 연간 2억 상자를 생산할 정도로 오렌지 재배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오렌지는 주로 생과즙 주스 제조에 쓰인다. 하지만 2005년 연 2억 상자가 깨진 이후 생산량이 해마다 줄고 있다. 2015년 생산량은 1억 상자를 밑돌았고 그마저도 10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번 시즌 오렌지 작황에는 지난해 10월 중순 발생한 허리케인 ‘밀턴’이 영향을 미쳤다. 최대 시속이 170㎞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밀턴 때문에 오렌지 나무가 큰 피해를 봤다. 여기에 아시아시트러스필리드라는 곤충에 의해 전염되는 식물병 ‘감귤 녹화병’이 3년 전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오렌지 생육이 더뎌지고 수확기보다 일찍 나무에서 떨어진다. 상황이 악화하자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미국 최대 오렌지 재배업체 중 한 곳인 알리코는 올해 수확을 끝으로 오렌지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오렌지 공급난 때문에 오렌지 주스 가격은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슈퍼마켓에서 냉동 오렌지 주스 농축액 가격은 지난 5년간 약 90% 상승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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