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펄마의 떡잎 찾기…화성코스메틱 매출 2배 쑥

입력 2025-01-15 18:27   수정 2025-01-15 18:28

어펄마캐피탈은 화성코스메틱을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를 만났다. 코로나19였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외출을 꺼리다 보니 화장품 시장 자체가 고꾸라졌다. 색조 화장품 전문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화성코스메틱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터진 뒤 1년 만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40% 급감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인수합병(M&A) 직후 찾아온 최대 위기 상황을 미래를 대비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어펄마캐피탈의 ‘떡잎 찾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화장품 ODM 업체는 어떤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유치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갈린다. 지금 잘나가는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더라도 3년 뒤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 특성 때문이다. 어펄마캐피탈은 화성코스메틱 영업의 초점을 ‘될성부른 떡잎’ 브랜드를 찾는 데 맞췄다. 이런 브랜드를 찾아 고객사로 확보하면 향후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화성코스메틱에 생산을 맡기는 물량이 늘어 자연스럽게 화성코스메틱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해외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는 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치한 대표적인 신규 고객사가 에스티로더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 ‘투 페이스드’와 로레알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 ‘어반디케이’ 등이다. 1030세대에 이제 막 인기를 끄는 소위 말해 ‘뜨는’ 브랜드다. 어펄마캐피탈은 고객사를 해외 화장품 브랜드 중심으로 확대해 인수 2년여 만에 30% 이상 늘렸다. 고객사 중 해외 화장품 브랜드 비율은 70%에 달한다.

위기 때 미래를 준비한 화성코스메틱은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엔 매출 919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기록했다. 어펄마캐피탈이 인수한 해인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배가량 늘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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