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직전 尹 "2년 반 더해 뭐 하겠나…들어가는 게 낫겠다"

입력 2025-01-15 17:39   수정 2025-01-15 17:45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이런 상황에서 2년 반 (남은) 임기를 더해서 뭐 하겠나"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관저 앞에 집결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1시간 30분가량 면담하며 이같이 말했다.

복수의 참석자는 이 매체를 통해 윤 대통령이 면담에서 한 말들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수사, 영장 청구와 집행 과정 모든 게 불법으로 굴복할 수 없다"며 "더 저항하면 경찰과 경호처, 우리 청년들끼리 무력 충돌해 유혈사태가 우려되기에 (수사에)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인데, 들어가는 게 낫겠다"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는 대통령까지 해서 목표가 없지만, 이 상태로 더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들과 싸우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법 수사에 굴하는 게 아니라 국민 불상사를 막기 위해 (수사에) 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좌파 사법 카르텔이 얼마나 무섭고 무도한지 오늘 똑똑히 보게 된다.
무법천지", "좌파의 실체를 알게 돼 다행", "내가 어려움을 겪더라도 국민들, 우리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되고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면담을 끝내며 윤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는 "추운 날씨에 나 때문에 고생이 너무 많다. 미안하다"며 "당과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윤 대통령 변호인단 등이 참석한 면담에는 김건희 여사도 잠시 동석했다. 김 여사는 일부 의원에게 '수고하신다'고 인사했다는 후문이다.

권영진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전날 잠을 못 자 피곤해 보였다"고 설명했고, 김 여사에 대해 "얼굴이 형편없더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영장 집행 당시 상황에 대해 "젊은 검사가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한 장 한 장 설명하니까 (윤 대통령이) '알았다. 가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수처로 가기 전 토스트 몇 조각을 먹은 후 방 안으로 가 반려견과 시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관저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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