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5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12월 41조6000억원(2.6%) 증가했다. 2023년(10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연간 증가 폭이 4배 넘는 규모로 커졌다.
지난해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해 주담대 잔액은 1년간 57조1000억원(5.7%)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15조5000억원(2.5%) 감소했다.
특히 정책대출로 인해 주담대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은행 자체 재원으로 판매한 주담대가 31조6000억원 늘었는데, 국토교통부가 공급하는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증가 폭은 39조4000억원에 달했다. 보금자리론 등 기타 정책모기지는 지난해 18조9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12월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동안 2조원 증가했다. 11월(5조원)과 비교해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중단 등 은행권의 강력한 대출 제한 조치와 겨울철 이사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의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집중되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000억원 감소했지만,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급증 현상이 작년 12월 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이달부터 다시 빠르게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확대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행한 각종 대출 제한 조치를 이달 들어 속속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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