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유도탄 항암제 ADC, 내달부터 생산"

입력 2025-01-15 18:11   수정 2025-01-15 18:13

“지난달 완공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은 다음달부터 생산을 시작합니다. 인천 송도 5공장도 오는 4월 완공 직후 생산에 돌입합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발표장 무대에 올라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년 연속 JP모간의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여했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위탁개발생산(CDMO) 포트폴리오 확대와 생산시설 확장이다. CDMO 포트폴리오는 기존 항체, 완제의약품(DP), 메신저 리보핵산 위주에서 ADC로 넓힌다. 차세대 항암제인 ADC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유도미사일로 비유된다.

존림 사장은 “기존 고객사 중 대다수가 이미 ADC를 개발하고 있어 관련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2월부터 생산에 들어가면 ADC 서비스로 매출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7년 1분기까지는 ADC 완제의약품 전용 라인을 마련하고 그해 10월에는 완전 자동화된 사전충전형주사기(PFS)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PFS는 주사기 자체에 약물이 들어 있는 상태로 재사용 위험과 오염 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는 지난 9일 발표한 국내 ADC 선두주자 리가켐바이오와의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존림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꽤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신약 위탁 생산을, 리가켐바이오는 개발을 맡아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DC 외 다른 포트폴리오로 확장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펩타이드다. 펩타이드란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단백질 조각을 뜻한다. 최근 급부상한 비만약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의약품이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미국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이 대표적이다. 존림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펩타이드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최근 회사 차원에서 펩타이드 스터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외 세포·유전자치료제(CGT)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눈독 들이고 있는 모달리티도 꼽힌다. CGT를 제조하는 데 핵심 재료로 꼽히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전문가도 최근 영입했다.

또 송도 공장으로 대표되는 생산시설을 꾸준히 확장한다. 이날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0만4000L지만 4월에 5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총 78만4000L로 불어난다. 그는 “6공장은 5공장과 마찬가지로 18만L 규모로 짓고 있다”며 “2027년 가동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32년까지 총 8개 공장을 모두 짓고 나면 최종 생산 능력은 132만4000L에 달할 예정이다.

이날 존림 사장은 미국 내 생산시설도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본 공장만 10개가 넘는다”며 “이미 건립된 공장을 사더라도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감안하면 직접 짓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생산시설 확보까지) 적어도 3~4년은 걸릴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한국에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이영애 기자/남정민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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