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SNS에서 “우리의 관세와 수입세, 외국 원천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징수하는 대외수입청을 만들겠다”고 했다. 재무부 산하 국세청(IRS)이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걷는 것처럼 관세를 거둘 수 있는 별도 기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교역에서 돈을 벌어가는 이들에게 청구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들은 드디어 공정한 몫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2% 정도다. 공약이 실행되면 연간 수천억달러의 추가 정부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위대한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IRS에 의존해왔다”며 “미국 경제는 무르고 한심할 정도로 약한 무역 협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과세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안겼고, 이제는 그것을 바꿀 시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수입청 설립 발표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수입품에 관세를 대대적으로 부과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관세 징수를 담당한다. 미국 수입업자가 수입 품목과 가치를 신고하면 CBP가 내역을 확인한 뒤 적절한 관세, 벌금, 수수료를 징수하는 절차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는 2023년 약 800억달러의 관세와 수입세를 거둬들였다. 신설되는 ERS는 CBP와 업무가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
대외수입청 신설은 트럼프 당선인의 옛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전날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먼저 제안했다. 그는 재무부 산하에 대외수입청을 두고 관세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에 대한 수수료 등 새로운 수입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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