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후보자 "북한은 핵 보유국"

입력 2025-01-15 17:51   수정 2025-01-15 19: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터 헤그세스 후보자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다. 핵탄두도 최소 수십 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해 불법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온 만큼 정식으로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 태도를 취해 왔다. 지난 1기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헤그세스 후보자의 서면 답변은 지금까지의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트럼프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해 현 수준에서 핵무기 동결을 전제로 북한과 거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비슷한 접근이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를 언급하면서도 동맹국이 더 많은 안보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기조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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