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부활' 선언한 美 韓 LNG기업 절호의 찬스

입력 2025-01-15 18:15   수정 2025-01-16 00:06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은 ‘화석연료 부활’로 요약된다. 조 바이든 정부 때 강화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백지화하고, 화석연료 시추 제한도 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유 시장과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커지면 우리 기업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LNG 시장에서 일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전체 필요 전력의 43%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23%)와 원자력발전(19%), 석탄(15%)보다 월등히 높다. 바이든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월 새로운 LNG 수출 프로젝트는 물론 기존 LNG 시설의 수출을 늘리는 면허 발급을 일시 중단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동서부 연안, 멕시코만 동부, 알래스카 북부 베링해 등 6억2500만 에이커(약 253만 ㎢)에서 해양 시추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정반대다. 우선 미국산 LNG 수출 시설에 대한 승인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연방정부가 소유한 토지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작업도 허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수요 증가폭보다 많은 LNG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LNG 거래량이 늘면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멕시코퍼시픽, 셰니에르 등 현지 에너지 업체와 LNG 장기 구매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멕시코퍼시픽이 뽑아낸 LNG를 운송할 선박 확보부터 LNG 저장, 운송, 최종 공급까지 전 과정을 포스코가 관리한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산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어나면 당연히 LNG 수출 물량도 증가하는 만큼 수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LNG 터미널과 가스전 개발, 관련 업체 인수합병(M&A)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LNG 기업의 물량을 수입하는 SK E&S와 GS에너지 등도 도입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체는 LNG선 발주 확대 기대에 부풀어 있다. 미국이 LNG 생산량을 늘리면 이를 실어 나를 배도 그만큼 더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LNG선 수요가 작년보다 11%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전 세계 물량의 80%를 한국 조선사들이 제작한다.

캐머러=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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