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봉쇄'로 태양광 패널 부족해진 美…OCI "연휴에도 풀가동"

입력 2025-01-15 18:18   수정 2025-01-16 01:45


OCI홀딩스의 태양광 모듈 생산 자회사이자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미션솔라에너지(MSE)를 찾은 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었다. 연휴로 주변 산업단지와 식당 불은 다 꺼졌지만 이 공장은 예외였다.

공장 안에 들어가니 직원 140여 명이 태양광 모듈 조립에 한창이었다. 18.9㎝ 두께의 태양광 모듈은 창고는 물론 사무실과 회의실까지 빠르게 채워졌다. 샘 마르텐스 MSE 대표는 “2년 전보다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려 하루에 6000장씩 만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도 태양광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시대에도 각광받는 태양광
‘석유 시대’ 회귀를 선언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도 태양광업계는 호황이다.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관세 장벽을 더 높이는 반면 미국 내 태양광 생산업체에 주던 보조금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키맨’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벌이는 점도 정책 불확실성의 우려를 가라앉히고 있다.

중국산 수입을 막으면 미국은 곧바로 태양광 패널 부족 상태에 빠진다. 미국 내 생산능력(25GW)이 미국의 태양광 수요(지난해 기준 45GW)에 턱없이 못 미쳐서다. 게다가 태양광발전소와 가정용 태양광 설비 설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전력난도 건설 기간이 짧은 태양광발전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미국은 태양광발전에 가장 적합한 나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 뉴멕시코주 등으로 이어지는 ‘선 벨트’ 지역은 구름이 가득 낀 날이 1년에 10일 안팎이라 세계에서 태양광 수율이 가장 좋다. 이 때문에 미국의 태양광발전소 신규 설치 용량은 2021년 24.5GW에서 지난해 38.2GW까지 55.9%(13.7GW) 늘었다. 작년 미국에 설치된 신규 발전원 중 64%가 태양광이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태양광에 대해 “멋진 산업”이라며 보조금 등 지원 정책을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태양광발전소 건설 비용의 30%를 보전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 사용료에 대한 30% 세액공제 등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떠나자 韓 기업에도 기회
미국에 ‘올인’한 OCI홀딩스와 한화큐셀은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W당 9센트인 중국 태양광 모듈이 미국에 들어오면 제품 가격과 맞먹는 8.7525센트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M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미국에 공급하는 OCI홀딩스는 제품 가격의 최대 9.13% 관세만 내면 된다.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과 MSE는 아예 관세 부담이 없다. 여기에 W당 7센트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도 받을 수 있다.

사업 기회가 늘자 국내 기업은 미국 공장 증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E는 샌안토니오 모듈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 500㎿에서 1GW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글로벌 태양광 업체와 합작하는 형태로 태양광 셀 공장을 텍사스주에 신축할 계획이다.

한화큐셀도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올해 하반기 조지아주 카터즈빌에서 3.3GW 규모의 태양광 통합 공장을 완공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가치사슬의 모든 태양광 제품을 만든다. 스콧 모스코위치 한화큐셀 북미전략 담당은 “지난해 중국 기업의 공세에도 한화큐셀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중국이 빠져나가면 시장 점유율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샌안토니오=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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