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의 태양광 모듈 생산 자회사이자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미션솔라에너지(MSE)를 찾은 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었다. 연휴로 주변 산업단지와 식당 불은 다 꺼졌지만 이 공장은 예외였다.
공장 안에 들어가니 직원 140여 명이 태양광 모듈 조립에 한창이었다. 18.9㎝ 두께의 태양광 모듈은 창고는 물론 사무실과 회의실까지 빠르게 채워졌다. 샘 마르텐스 MSE 대표는 “2년 전보다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려 하루에 6000장씩 만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도 태양광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수입을 막으면 미국은 곧바로 태양광 패널 부족 상태에 빠진다. 미국 내 생산능력(25GW)이 미국의 태양광 수요(지난해 기준 45GW)에 턱없이 못 미쳐서다. 게다가 태양광발전소와 가정용 태양광 설비 설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전력난도 건설 기간이 짧은 태양광발전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미국은 태양광발전에 가장 적합한 나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 뉴멕시코주 등으로 이어지는 ‘선 벨트’ 지역은 구름이 가득 낀 날이 1년에 10일 안팎이라 세계에서 태양광 수율이 가장 좋다. 이 때문에 미국의 태양광발전소 신규 설치 용량은 2021년 24.5GW에서 지난해 38.2GW까지 55.9%(13.7GW) 늘었다. 작년 미국에 설치된 신규 발전원 중 64%가 태양광이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태양광에 대해 “멋진 산업”이라며 보조금 등 지원 정책을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태양광발전소 건설 비용의 30%를 보전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 사용료에 대한 30% 세액공제 등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기회가 늘자 국내 기업은 미국 공장 증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E는 샌안토니오 모듈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 500㎿에서 1GW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글로벌 태양광 업체와 합작하는 형태로 태양광 셀 공장을 텍사스주에 신축할 계획이다.
한화큐셀도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올해 하반기 조지아주 카터즈빌에서 3.3GW 규모의 태양광 통합 공장을 완공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가치사슬의 모든 태양광 제품을 만든다. 스콧 모스코위치 한화큐셀 북미전략 담당은 “지난해 중국 기업의 공세에도 한화큐셀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중국이 빠져나가면 시장 점유율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샌안토니오=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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