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이날 새벽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 35명은 관저 주변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한때 ‘인간 띠’를 만들어 경찰과 대치했고 윤 의원 등 일부 의원은 관저로 들어가 윤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 절차가 짓밟혔다”며 “권력을 탐하는 일부 공직자가 가세해 저지른 폭거를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법적, 정치적,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에 응한 것이 정치적으로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계엄 직후 폭락한 여당 지지율은 보수층 결집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칠 정도로 급등했다. 체포를 계기로 ‘집토끼’들은 더 결집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의 분노 여론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호감도가 모두 높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먼저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라며 “민심의 화살은 재판을 앞둔 이 대표에게 돌아갈 수 있고, 당도 이에 맞춰 ‘대이재명 전략’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보수층과 중도층을 각각 공략하기 위해 ‘굿캅 배드캅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도부는 조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중도층을 겨냥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고, 친윤(친윤석열)계 등 일부 의원은 대통령의 ‘옥중 정치’에 발맞춰 전통 지지층에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외 집회를 주도하는 지지층의 주장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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