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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지분 공개에 관한 연방증권법 위반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고소를 당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첫 정치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가 며칠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SEC는 14일(현지시간) 머스크를 고소했다.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분 인수를 공시하지 않아 부당하게 싼 가격에 트위터 주식을 사들여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SEC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트럼프가 취임하는 1월 20일에 사임한다. 따라서 머스크에 대한 소송건은 트럼프가 신임 SEC위원장으로 임명한 폴 앳킨스가 진행을 결정해야 한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가까운 관계를 감안할 때 진행은 험난해보인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부(DOGE)를 이끌도록 임명했다.
SEC가 워싱턴의 연방 법원에 제출한 11페이지 분량의 고소장에 따르면, 머스크는 상장 기업 지분이 5%에 도달했을 때 해야 하는 연방증권법상 보유 사실 공시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머스크가 사들인다는 중요한 정보가 미공개된 상태에서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늘렸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22년 3월 24일에 트위터 지분이 5%를 넘어 연방 증권법상 공시를 해야 했으나 11일간 공시하지 않았다. 공개하지 않은 기간인 3월 25일부터 4월 1일까지 5억 달러 이상의 트위터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지분을 9.2%까지 늘렸다. 머스크는 지분을 사들이고 난 4월 4일에야 매수 내역을 공개했다. 해당 정보 공개 이후 트위터 주가는 27% 이상 상승했다.
SEC는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 매수 과정에서 1억 5,000만 달러(2,188억원) 이상을 과소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트위터 보통주를 매각한 투자자들은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도해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SEC는 밝혔다.
SEC는 머스크에게 민사상 벌금을 내고 공시 위반으로 발생한 부당한 이익을 반환할 것으로 요구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미공개건과 관련해, 당시 비공개 기간중 트위터 주식을 매도한 전 주주들은 머스크를 상대로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당시 기존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기치려한 것은 아니고 실수라고 주장해왔다.
머스크는 2018년에도 “테슬라를 비상장화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트위터 게시물을 올려 SE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당시 트럼프가 임명한 제이 클레이튼이 이끌던 SEC의 조사를 받고 머스크는2,0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지불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 변호사들이 일부 트위터 게시물을 사전에 검토하는 데 동의하면서 소송을 종결했다.
SEC의 기소에 대해 머스크의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SEC가 머스크를 수년간 괴롭혔다며 이번 조치는 “사무 착오에 의한 것이며 입증되도 명목상 처벌만 받는 (가벼운)범죄”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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