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 현직 대통령으로 체포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구금된 서울구치소 수감자 명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3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오전 11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공수처는 200여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지만, 윤 대통령은 조사 중 영상 녹화를 거부하고,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가 길어지면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윤 대통령 측이 건강상의 이유로 16일 오전 예정됐던 조사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고, 공수처가 이를 받아들여 오후 2시에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윤 대통령은 조사 전까지 서울구치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함께 수감된 사람들의 명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해 12월 16일 자녀 입시 비리 사건 대법원 확정판결로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다.
조 전 대표는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을 통해 "윤석열이 체포되면 공개해 달라"며 편지와 함께 메모를 남겼는데, 편지에는 "서울구치소에서 윤을 만나겠구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조 전 대표는 "국민의 정당한 분노가, 국민의 굳센 연대가 승리한 것"이라며 "이제 민주 정부 수립과 사회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을 위협한 내란 역도들은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적었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유아인,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월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가수 김호중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하고 있다.
지인에게 향정신성 약물 대리처방을 강요하고, 마약류를 투약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지인을 폭행, 협박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도도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있다.
또한 고양·양주 다방 연쇄살인 사건 이영복,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김태현, 신림동 공원 강간살인 사건 최윤종, 신림역 칼부림 사건 조선 등 강력 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들도 서울구치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은 지난해 5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서울구치소는 사형 집행 시설이 설치된 교정시설 중에서 실질적인 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구치소로, 강력범을 비롯해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 등이 주로 거쳐 가는 곳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5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에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곳에 수용됐다.
윤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전까지 머무는 '구인 피의자 거실'에 수용된다. 이곳은 다른 피의자와 함께 수용되는 경우가 없어 사실상 독방이다. 원룸 형태에 TV와 침구류가 구비돼 있고,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깔려있다.
윤 대통령 등 수감자들에게 16일 아침으로는 시리얼과 삶은 달걀, 하루견과, 우유 등이 나왔고, 점심으로는 짜장 소스와 중화면, 저녁에는 된장찌개와 닭볶음탕이 제공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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