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전셋값 꺾였다…수천만원씩 '뚝뚝'

입력 2025-01-16 17:17   수정 2025-01-16 19:49


대출 규제, 정국 혼란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1년6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뿐 아니라 서울 주요 지역에서도 2년 전보다 전셋값이 수천만원 떨어진 단지가 적지 않다. 관망세가 짙어지며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7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 전국 아파트 전셋값 ‘뚝’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전보다 0.01% 내렸다. 2023년 7월 둘째주(-0.02%) 이후 1년6개월여 만의 하락 전환이다. 인천은 -0.03%를 나타내며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기(0.01%→-0.01%)는 하락 전환했다.

전주 하락한 서울 전셋값은 이번주 다시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셋값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 대우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4일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에는 같은 면적 전세가가 4억6500만~5억1000만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최대 1억6000만원 하락했다. 10일 입주를 시작한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의 영향으로 인근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외곽 지역과 구축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며 “신축 및 역세권 등 선호 단지는 전셋값이 올라 서울은 전반적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인천과 경기는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인천 중구 전셋값은 영종하늘도시(운남·중산동)의 신축 아파트 입주에 따라 1주일간 0.19% 떨어졌다. 검단·청라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가 몰린 서구(-0.08%)도 전셋값 내림 폭이 가팔랐다.

경기 광명시는 0.38% 하락했고 의왕(-0.11%)과 김포(-0.09%) 등도 전셋값 약세가 두드러졌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 12단지’ 전용 84㎡는 11일 3억4000만원에 새 임차인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전세가(3억8000만~4억원)와 비교해 보증금이 6000만원 줄었다.
○ 매매가도 약세…급매 속출
지난해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으로 시장에 매물이 늘고 거래량이 급감하자 전국 아파트값은 약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4% 떨어졌다. 한 주 전(-0.03%)보다 낙폭도 커졌다. 수도권(-0.02%→-0.03%)은 하락 폭이 확대됐다. 서울(0%)은 3주째 보합을 나타냈다. 지방(-0.05%→-0.05%)은 하락 폭이 유지됐다.

실거래가지수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37% 내렸다. 지난해 4월 0.03% 떨어진 뒤 상승세를 보이다가 7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실거래가지수가 떨어진 것은 당월 거래 가격이 이전 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에 팔린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이날 한국은행이 새해 첫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로 유지해 한동안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짐에 따라 관망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며 “지역별 수급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미세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번 움츠러들기 시작한 거래 시장과 매매가는 우상향으로의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거래 회복은 적어도 봄 이사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은지/김소현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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