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오앤티는 도축한 가축의 뼈, 가죽 등 부산물에서 뽑아낸 기름을 사료업체나 윤활유, 잉크 회사에 판매하는 업체였다. 가축 부산물을 다루는 이 업체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달랐다. 회사에 성장 여력이 크다고 확신했다. 스틱은 이 회사를 2017년 인수한 뒤 친환경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스틱은 식용제품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연료로 눈을 돌렸다. 탄소 발생이 적어 친환경 자동차 연료와 항공유 재료로 쓰이는 바이오디젤, HVO(수소화 재활용 식물유)가 대표적이다. 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지침(RFD) 규정으로 유럽 현지에 바이오에너지 수요가 커지면서 수출이 늘었다. 핀란드 정유회사인 네스테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도축 부산물에서 나온 동물성유지와 폐식용유를 활용하는 기존 가공 방식은 유지하면서 판매처만 달리했는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친환경 연료 매출의 비중이 제로(0)에서 전체의 30%까지 확대되며 실적이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인수 첫해인 2017년 2316억원이었던 매출이 2022년 6323억원으로 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억원에서 817억원으로 13배로 불었다.
재무·경영 전문조직인 오퍼레이팅파트너스그룹(OPG)을 활용해 인수후통합(PMI)에도 힘썼다. 전국 각지 사업장마다 상이한 관리 규정과 원가관리, 결산 절차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
대경오앤티는 밸류업 성과에 힘입어 스틱에 인수된 지 6년 만에 인수가 3배로 매각됐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TI)이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경오앤티는 스틱 경영 후 시장 점유율이 50%까지 치솟는 등 업계 1위를 유지해 국내를 대표하는 친환경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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