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는 서울구치소 아침 식사 메뉴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돼 서울구치소에서 밤을 보냈다. 밤샘 조사는 어렵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입장에 따른 것. 윤 대통령이 머무는 동안 아침 식사 메뉴는 시리얼과 우유, 삶은계란 하루견과게 제공된다. 점심으로는 중화면과 짜장소스가, 저녁은 닭볶음탕과 된장찌개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전까지 머무는 '구인 피의자 거실'에 수용됐다. 이곳은 다른 피의자와 함께 수용되는 경우가 없어 사실상 독방이다. 원룸 형태에 TV와 침구류가 구비돼 있고, 바닥에는 전기열선이 깔려있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전 오전에는 "토스트를 조금 먹었다"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점심은 주문 도시락이 제공됐다. 공수처는 어떤 메뉴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단품 메뉴가 아닌 여러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일반 도시락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체로 검찰에서 조사받는 이들은 국물이 있거나 곁들인 메뉴를 택하는 사례가 많다. 수사기관에서 혐의를 의심받는 입장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되면 긴장도가 높아져 식사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경우 잘 넘길 수 있는 설렁탕이나 곰탕, 갈비탕 같은 메뉴가 배달된다. 상대적으로 고령자나 여성의 경우 죽을 택하기도 한다.
과거 검찰 조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 중에서 조사 도중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김밥·샌드위치·유부초밥이 조금씩 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1995년 11월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도 일행이 일식집에 주문해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1시간여 점심 겸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후 2시 40분부터 4시 40분까지 이대환 부장검사,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50분까지 차정현 부장검사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검사가 바뀌는 사이에 별도의 휴게시간은 없었으며 오후 조사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은 저녁 식사를 겸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저녁 메뉴는 된장찌개로 공수처 영상조사실 맞은편 휴게 공간으로 배달됐다. 된장찌개는 윤 대통령 측이 고른 메뉴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전 예정돼있던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윤 대통령 조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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