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가 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이 흥행에 밀리자 "열심히 홍보했는데"라며 울먹이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송중기는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보고타'의 GV 행사에 참석했다.
관객 앞에 선 송중기는 "요즘 한국 영화가 정말 어렵다. 지금은 영화가 극장에 걸려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한국 영화가 어렵다 보니 저도 저희 영화를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홍보했고 작품을 알리고 싶었고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분들에게 위안을 드리는 게 배우의 역할"이라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정성껏 만들어 힘이 되어드리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중기는 "말하다 보니 자꾸 울컥울컥 한다"며 목이 멨다. 이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성민은 송중기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함께한 계기로 이날 GV에 참석했다. 그는 "요즘 (극장)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마음이 아프더라. 극장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송중기의 말을 거들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극장에 관객이 없을 때 배우들은 참 힘들다"며 "그런 기간에 영화를 개봉하면 정말 죽고 싶다. 그래도 감당해야 한다. 영화 끝까지 잘 될 수 있도록 힘주시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희준도 "우리의 기대보다는 낮은 성적이지만 오늘 와주신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며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했다.
제작비 125억 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보고타'의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 40만 8138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심지어 '보고타' 박스오피스 순위는 14위로 밀렸다.
'보고타'와 동시기 개봉한 '하얼빈'은 누적 관객 수 428만으로 1위, 한달여 앞서 개봉한 '소방관'은 373만 명을 동원해 2위를 기록,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송중기는 2023년 영화 '화란'부터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로기완'까지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 크게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 인터뷰,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보고타' 홍보에 사활을 걸었던 송중기의 마음이 복잡한 이유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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