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국' 독일이 어쩌다…2년 연속 역성장

입력 2025-01-16 10:49   수정 2025-01-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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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경제가 2년 연속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질적인 경제 성장이 멈춘 데다, 독일을 이끌던 자동차 산업 역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등으로 위기를 겪으면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는 지난해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2023년 0.3%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이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연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2~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부문별로는 제조업 생산이 3%, 기업 투자가 2.8% 감소했다. 산업 생산은 정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민간 부문 생산은 축소된 반면, 정부 소비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소비 증가는 경제 전반의 침체를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 독일 뮌헨 소재 경제연구소 Ifo의 경제학자 티모 볼머스호이저는 “독일은 전후 역사상 가장 긴 정체를 경험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구조적 문제가 지적된다. 독일 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 금리 상승, 수출 경쟁 심화, 불확실한 경제 전망 등 구조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루스 브란트 연방통계청장은 “순환적, 구조적 압박이 독일 경제 성과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독일 수출 산업의 경쟁 심화, 높은 에너지 비용, 높은 금리 수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독일 경제를 이끌었던 자동차 산업도 위기를 맞았다. 독일은 중국과의 경쟁, 고비용 전기차 전환, 높은 에너지 비용, 미약한 소비자 수요 등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이 침체된 상태다. 전자장비·기계·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상품·서비스 수출이 0.8% 감소했고 수입은 0.2% 증가했다. 통계청은 “기계와 자동차 같은 핵심 분야에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독일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올해도 정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도 경제성장률은 0.1% 수준으로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 또 다른 경제 위축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독일에서는 조기 총선을 6주 앞두고 탈산업화, 인프라 개선, 부채 제한 폐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차기 총리 후보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규제 완화, 세금 감축, 복지 축소를 포함한 개혁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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