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일관계 불확실성 매우 커져…한국 정치권, 대화로 수습해야"

입력 2025-01-16 10:27   수정 2025-01-16 10:28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 일본 언론은 한국 사회 내 분단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면서 한국 정치권이 대화를 통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6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은 1면 기사로 윤 대통령 체포 사실을 전했다. 일부 언론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한일관계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내놨다.

아사히신문은 "현직 (한국)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한국의 정치 대립과 사회 분단은 극한에 이르렀다"며 "현직 대통령 수사에는 여론과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내 한국 정치 전문가들도 윤 대통령 체포는 '한국 사회 분단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로 타협하지 못하는 한국 정치의 엄중한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 방법 등에서 서로 양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국 정치는 당분간 보수·반공산 세력과 진보 세력이 모든 분야에서 타협하지 않고 경합하는 장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구속됐던 배경에는 이념적 완결성을 중시하는 정치 문화가 있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日 주요 언론 사설 보니
일본 주요 언론은 이날 사설을 통해 한국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논의'와 '대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 체포가 국내·외에 준 충격은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한국) 여·야당은 사법 절차에 따라 냉정한 논의를 통해 사태 수습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여야 정치권을 향해 "당리당략에 따라 윤 대통령 체포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정치를 정상화하는 행동이 쌍방에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아사히도 한국 정치권에 대화를 통한 정치 안정을 호소한 사설을 실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임 일본 총리가 개선한 한일관계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진전시키려 했으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이러한 구상이 물거품 됐다고도 평가했다.

매체는 다국 간 협력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것도 한일관계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대내외 정세로 인해 한일, 한미일 관계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불투명함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후 재팬 등 주요 포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체포를 보도한 일부 기사에 17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운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한국은) 세계적으로 보면 선진국인데 이런 엉뚱한 일도 일어난다", "한국이 당분간 친중국 정책을 펼칠 것이다", "한일관계가 다시 악화할 것", "한국 정치권이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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