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서 갈아탑니다"…미국서 난리 난 중국 앱 정체

입력 2025-01-16 09:40   수정 2025-01-16 09:47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대안으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레드노트(샤오홍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내 틱톡 금지법 발효를 앞두고 이른바 '틱톡 난민'들이 대거 샤오홍슈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16일 중국 주요 경제 매체들은 잇따라 샤오홍슈의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실제 샤오홍슈는 이번주 미국 앱(애플리케이션)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다운로드 수가 200% 이상 뛴 데다 전주에 비해서도 194% 급증했다. 최근 이틀 동안에만 신규 가입자가 70만명에 달했다.

샤오홍슈는 틱톡과 서비스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여행이나 미용, 음식 등 다양한 일상 생활 얘기를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샤오홍슈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미국 이용자를 위해 영어 콘텐츠 관리와 번역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스로 '제2의 틱톡'이 될 것이란 기대까지 내비치고 있다.

차이신은 "샤오홍슈는 국내와 해외 이용자를 분리하지 않아 해외 이용자들이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중국어를 모르는 이용자조차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샤오홍슈의 급격한 인기는 미국 정부의 틱톡 금지법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는 19일부터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완전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 의회는 지난해 4월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틱톡의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19일부터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법의 시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미 연방대법원에 제기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틱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는 완전 종료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미 연방대법원이 틱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1억7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틱톡의 미국 사업부 가치는 400억~500억달러 수준이다. 일각에선 틱톡의 미국 사업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틱톡 대안인 샤오홍슈에 계정을 설정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계정 개설 가이드를 보도했으며, 차이신은 미국인의 플랫폼 이동 현상이 가져오고 있는 문화 트렌드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차이신은 "샤오홍슈에서 중국 이용자들이 새로 가입한 미국 이용자들을 환영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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