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사업이 실패할 경우 올해 농업소득이 작년보다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서울 올림픽로 롯데호텔 월드에서 제28회 ‘농업 전망 2025’를 개최했다.
KREI는 올해 전체 농업생산액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60조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KREI는 올해 식량작물 생산액은 10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소류는 전년 대비 가격이 하락하면서 4.1% 감소한 14조원을, 과실류는 평년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할 경우 1.8% 줄어든 7조4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축산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0.7% 늘어난 24조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단 이는 정부의 벼 재배면적 8만㏊ 감축 사업이 목표를 달성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예측이다. 만일 벼 재배면적 감축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KREI는 식량 작물 생산액이 1년 전보다 0.8% 줄고 평년과 비교하면 3.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배업 생산액도 2.4% 줄고, 농업 총생산액은 1.3% 감소하는 등 농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호당 농가소득은 전년 대비 2.6% 늘어난 5435만원으로 전망됐다. 호당 농업소득은 2.7% 증가한 1312만원으로 예측됐는데, 이 역시 벼 재배면적 감축 사업에 실패할 경우 농가소득은 1.5% 늘어나는 데 그치고, 농업소득은 1.9% 줄어들 것으로 KREI는 예상했다.
KREI는 올해 농가인구가 2.1%(200만2000명) 감소하고, 농림어업취업자수는 0.3%(149만4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조적 쌀 공급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벼 재배면적 8만㏊를 감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품질 쌀 전문 생산단지(50~100㏊)를 지정·운영하고, 최우수 품종을 선정해 집중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쌀 산업이 생산보다 소비량 감소율이 더 큰 구조적 공급과잉 상태로, 2005년 이후 12차례에 걸친 시장격리에도 불구하고 쌀값 불안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쌀 산업이 더 이상 시장격리에 의존하지 않아도 소비자 수요를 기반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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