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이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일정에 변화가 예상된다. 체포적부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체포 시한이 멈추기 때문에 대응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가 맡았다. 소 판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심문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 33분 공수처에 체포된 뒤, 저녁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은 법원이 체포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심사하는 절차로, 법원은 48시간 이내에 심문을 진행하고 심문 종료 후 24시간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체포적부심 청구 시점이 주목받는다. 윤 대통령 측을 외곽 지원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오후 "체포적부심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저녁에 체포적부심을 신청했다.
체포적부심 절차가 시작되면서 공수처의 수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수사 기록을 접수한 시점부터 심사를 마치고 기록을 반환할 때까지의 시간은 체포 시한(48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공수처 조사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서부지법이 아닌 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면서 공수처의 수사 관할권을 다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서부지법이 관할 법원이 아니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중앙지법이 이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법원이 윤 대통령의 석방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기준, 전국 지방법원에 접수된 체포·구속적부심 2206건 중 인용된 사례는 173건으로, 인용률은 7.8%에 불과하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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