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가 2018년 창업한 멜릭서는 국내 최초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비건 화장품은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나 부산물을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을 말한다. 이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동물성 원료가 안 들어간 제품’을 찾는 고객을 접하며 비건 화장품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했다. 비건 화장품을 표방하는 만큼 내용물뿐 아니라 용기와 포장재까지 세심하게 신경쓴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쓰고, 공병 수거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을 추구한다. 그 덕분에 2023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비콥(B-Corporation) 인증을 얻었다. 비콥 인증 마크는 미국 비영리단체 비랩(B-Lab)이 수여하고 있다. 현재 파타고니아, 더바디샵 등 세계 77개국에서 60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만 받았다.
K뷰티 열풍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멜릭서 입지는 더 단단해졌다. 아마존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제품은 립밤(입술보호제)과 선크림 등이다. 멜릭서 립버터에는 대부분의 제품에 들어가는 석유 추출 성분인 바세린을 넣지 않은 대신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는 아가베추출물, 시어버터, 6가지 식물성 오일 등이 첨가됐다.
이 대표는 올해 기업간거래(B2B)를 늘리고, 북미 시장 개척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 지역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 채널과의 접점을 늘리고 온라인 등을 통해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제품군은 자외선 차단 기능 적용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립밤까지도 자외선 차단 기능이 들어가 있다"며 "백인들은 피부암 발병 확률이 높은 만큼 일상에서 자외선 차단 수요가 굉장히 커지고 있어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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