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으로 찾아보니 우리 동네에는 안 팔아서 중고나라 가봤는데 가격이 엄청나게 뛰었더라고요."
최근 내란죄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굿즈 가격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연일 고가 행진 중이다. 12.3 계엄 사태 직후 하락한 지지율과 함께 5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윤 대통령 시계 가격은 최근 20만원대까지 올라섰다. 미사용 손목시계는 30만원대까지 호가가 형성됐을 정도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결집한 효과가 중고 거래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윤석열 시계(여성용)'라는 제목의 판매 글이 올라왔다. 판매가를 19만4000원으로 설정한 작성자는 "현재 기념비적으로 거래되는 시계"라며 "물건은 새 상품이며 선물 포장돼 있어 따로 뜯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고 사이트에서 윤 대통령 손목시계 판매 가격은 계엄 선포 이후 연일 가격이 오르며 현재 많게는 4배 가까이 급등했다. 계엄 선포 직후인 2024년 12월에는 5만원~10만원 선에서 판매됐지만 이후 점점 가격이 올라 현재는 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장 골드 미사용 손목시계의 경우 30만원대에 판매가가 형성돼 있다. 해당 시계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나라꽃인 무궁화가 금장으로 그려져 있고 아래에는 대통령 필체로 '윤석열'이라 적혀있다.
판매 및 구매 글 수도 계엄 선포 이후 3배 이상 급증한 상태다. 2024년 10월에는 18개, 11월에는 21개의 판매 및 구매 글이 작성됐지만 계엄 선포 이후인 2024년 12월에는 57개, 2025년 1월에는 16일 오전 기준 37개의 판매 및 구매 글이 게시됐다.
대통령 손목시계뿐만 아니라 우표, 벽시계, 머그잔 등 윤 대통령의 다양한 굿즈가 중고 사이트 판매 물품으로 올라오는 추세다.
여권 지지자들이 몰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 시계 어디서 구하냐", "윤 대통령 시계 가격이 급등했다. 돈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시계 대란이다. 구하려면 빨리 구해라"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윤 대통령 시계 싸게 구하다 사기당했다. 나처럼 윤카 시계 사는 사람들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대통령 지지율 상승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에 가깝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해 논란이 일었으나, 이후 정도의 차이일 뿐 윤 대통령 지지율이나 탄핵 반대 여론이 상승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진다. 특히 그중에서도 온라인 활용력이 높은 20~30세대의 지지자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계엄 이후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올라왔다는 여론 조사가 나오지 않냐"며 "아마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야외 집회를 활발하게 하면서 열광적 분위기가 계속 생긴 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집회에서 고조된 분위기를 경험한 지지자들이 '나도 대통령 시계를 갖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대통령 굿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민형/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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