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3년 만기 국채 선물을 4만2853계약(액면금액 4조2853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한 해 이뤄진 순매수(5만7617계약) 규모에 육박한다. 작년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채 선물을 1만7071계약(1조9110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이 국채를 사들이면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08%포인트 내린 연 2.57%에 마감했다. 최근 석 달 새 0.246%포인트 하락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서 외국인의 최근 국채 매수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세수(국세 수입) 펑크’가 현실화한 만큼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국채 금리는 상승(국채값 하락)한다. 추경에 따른 국채값 하락을 전망하고 외국인이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던 이유다.
예상과 달리 외국인이 국채를 쓸어 담은 것은 악재인 추경이 채권시장에 선반영되고 호재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곽상현 기획재정부 국채과장은 “시장은 추경 재료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는 듯하다”며 “추경이 현실화해도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한은이 다음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열린 1월 금통위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급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0.1%를 기록하는 등 ‘성장 쇼크’가 나타난 데다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예정돼 글로벌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를 북돋기 위해 다음달 호주 등지에서 글로벌 금융기관을 상대로 투자설명회(IR)를 열 계획이다. 곽 과장은 “그동안 한국 국채를 사들이지 않은 외국계 기관투자가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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