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리소그래피를 생산하는 ASML이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4분기 매출과 예약이 모두 예상을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의 ASML은 4분기 매출이 28% 증가한 92억7,000만유로(13조9,700억원) 이익은 32% 증가한 26억 9,000만 유로(4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향후 매출을 이어지는 4분기 순 예약액이 70억 8,000만유로(10조 6,800억원)에 달해 예상치인 40억 유로를 훌쩍 넘어섰다고 보고했다. 3분기 예약액 26억 3,000만유로도 크게 넘었다.
이 소식으로 ASML은 암스테르담 증시에서도 10%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도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7% 넘게 상승한 7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ASML의 매출과 이익은 비저블 알파가 조사한 분석가들의 매출 예상치 90억 4,000만 유로와 이익 26억 3,000만 유로를 각각 웃돌았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은 300억 유로에서 350억 유로 사이, 총 마진은 51%에서 53% 사이로 지난 10월의 지침을 반복했다.
이번 주 중국 딥시크의 저가형 AI모델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했던 ASML은 그럼에도 리소그래피의 대량 주문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딥시크의 AI모델은 경쟁사의 AI모델보다 컴퓨팅 파워를 덜 사용해 고사양 반도체 수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ASML의 CEO인 크리스토프 푸케는 성명을 통해 "AI의 성장은 우리 산업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ASML의 최대 고객인 TSMC는 엔비디아와 소프트웨어 회사가 설계한 대부분의 칩을 제조하고 있다.
ASML은 2024년 3분기에 매출 75억 유로에 순수익 21억 유로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매출 93억 유로에 순수익 27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데그루프 피터캠의 분석가인 마이클 로그는 ASML의 이 날 실적이 “예약에서 최종 이익까지 모두 기대치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의 출현으로 ASML의 추세가 변화할지에 대해 “이 회사는 불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이나 엔비디아가 답변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