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스코다파워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하기 위해 투자자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후 이틀간 청약을 진행해 6일 오전 상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체코 프라하 증시에 민간 발전 기자재 업체가 상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 주식 수는 957만~1052만주, 공모가는 주당 약 1만3200~1만5600원(원화 기준)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공모금액은 1200억~1600억원 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2009년 8000억원 들여 인수한 두산스코다파워는 유럽에 원자력 발전용 증기터빈 540기 이상을 공급한 기업이다.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 체제 들어간 2020~2021년에도 원전 호황을 대비하기 위해 두산스코다파워를 팔지 않았고 버텼다. 2023년부터 발전 시장이 살아나고, 최근 유럽에서 원전 수요가 증가하며 두산스코다파워는 ‘알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두산그룹은 우선 두산스코다파워의 신주(290만주)를 발행해 조달하는 380억~450억원으로 생산 설비 개선, 연구개발(R&D) 투자에 넣는다. 체코뿐 아니라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 각 국 정부가 신규 원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데 따라 기자재 수요가 늘어나는 걸 대비하는 차원이다. 또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유럽 기업이 만든 증기 터빈이 현지에서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도 수주를 따내는 전략으로 삼을 수 있다. 그룹은 두산스코다파워를 유럽 원전 시장을 공략하는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의 구주(약 650만~750만주) 매출을 통해 850억~12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자금을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에 사용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 사업 재편을 통해 관련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두산스코다파워 IPO가 자금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대형 원전 10기, 소형모듈원전(SMR) 60기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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