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권 인사들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5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헌재 재판관의 편향성과 무리수가 큰 문제”라며 “국민은 편향된 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30일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실상 ‘절친 관계’”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는 사법시험 28회,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윤 의원은 또 “이미선 재판관의 동생 이상희 변호사는 민변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이력을 가지고 있고,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대장동 50억 클럽’의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동료”라며 “이념과 사상의 틀에 갇혀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한 정계선 재판관(민주당 추천)에 대해서도 “정 재판관의 배우자인 황필규 변호사는 국회 측 탄핵소추 대리인인 김이수 변호사와 같은 법인에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과 오동운 공수처장 등은 모두 법원 내 좌파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또는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최 권한대행이 임명을 보류한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민주당 추천)에 대해 “헌재가 임명하려고 하는 마 후보자는 인천민주노동자연맹에서 활동한 인물”이라며 “인생 절반 가까이 인민노련과 민주노총이라는 특정 집단의 이념과 불법을 사실상 용인해 준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8인의 재판관으로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충분히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음에도 무리수를 두면서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특정 이념과 사상에 갇힌 재판관들이 공정성을 잃고 재판을 주도한다면 그것은 ‘사법농단’”이라며 “앞서 언급한 재판관들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반드시 스스로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재가 ‘사법 편식’을 감수하면서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 하고 있고,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이 정치 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 권한대행이) ‘내가 우리법연구회에서 제일 왼쪽’, ‘재판도 정치도 결정의 시기가 더 중요하다’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헌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권한대행이 지난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 모친상에 문상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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