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도 과천 3.3㎡당 집값은 583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4874만원보다 19.61% 올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로 환산하면 1년 만에 16억5700만원에서 19억8200만원으로 3억원 넘게 뛰었다.
이는 서울 핵심지인 마·용·성 가운데 용산구 집값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용산구의 3.3㎡당 집값은 5819만원이었다. 용산구 집값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63% 올랐지만 과천 집값 상승률엔 못 미쳤다.
개별 단지로 살펴보면 집값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과천 대장 아파트인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해 8월 22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작년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해 5월만 해도 20억5000만원이었던 이 면적대는 불과 3개월 만에 2억4000만원이 상승했다.
원문동에 있는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2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 작년 최고가를 새로 썼다. 1층이긴 하지만 같은 해 4월만 해도 16억4000만원이었던 이 면적대는 불과 반년 만에 5억6000만원이 뛰었다.
별양동에 있는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21억6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써 작년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면적대는 지난 18일에도 21억6000만원에 거래돼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중앙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분위기는 강남하고 비슷하다"며 "대기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거래가 많지는 않아도 신고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 집값도 과천 집값을 밀어 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부림동 '주공8' 전용 83㎡는 지난해 9월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해 2월 16억2000만원이었던 이 면적대는 7개월 만에 5억3000만원이 뛰었다.
바로 옆에 있는 '주공9' 전용 47㎡도 지난해 11월 15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는 같은 해 10억9000만원에도 거래된 곳이다. 저점보다 4억1000만원 더 뛰었다.
과천시는 최근 주공 8·9단지 재건축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했다. 정비사업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이들 단지는 1982~1983년에 지어진 단지인데 총 2829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오는 3~6월 이주, 2026년 착공, 2030년 준공이 목표다.
부림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이들 단지는 과천의 3기 재건축으로 마지막 퍼즐이 될 곳"이라면서 "작년 상반기엔 눈코 뜰 새 없이 정말 바빴다. 최근엔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으면서 관심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서울 핵심 입지와 가깝다는 점, 3기 재건축 진행으로 주거 여건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점, GTX-C노선 연결,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등이 과천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정보현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 2기에 거쳐 재건축을 마치고 신축이 들어섰고 3기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집값이 더 뛸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강남과 가까운 입지와 지식정보타운 등의 조성으로 도시의 외연과 기능이 확장되고 GTX 등 교통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빠르게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과천은 1980년대 택지지구로 조성된 곳이라 다른 지역들처럼 비아파트가 없는 게 특징"이라면서 "아파트 중심의 주거 형태가 집값을 밀어 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집값을 높은 순서대로 살펴보면 서울시 서초구가 3.3㎡당 8692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가 3.3㎡당 781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 3구의 핵심지 다음으로 집값이 높은 곳이 과천이다.
과천 다음으론 △용산구(3.3㎡당 5819만원, 이하 3.3㎡당) △송파구(5698만원) △성동구(4750만원) △마포구(4593만원) △광진구(4434만원) △양천구(4387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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