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최근 사업비 대출과 관련해 흥국증권과 협상을 종료하고, 차순위였던 교보증권을 새로운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업비 대출 협상 과정에서 흥국증권이 제시한 가산금리가 0.75%로 너무 높다는 게 이유다.
조합 측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있는 상황에서도 요구하는 대출 금리가 높아 추가 협상 가능성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HUG의 보증을 받으면 대출 금리도 낮아진다. 최근 조달 금리가 계속 낮아져 고금리로 대출받을 필요가 없다는 게 조합의 입장이다.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교보증권 측은 0.6%대 가산금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선 높은 사업비·이주비 대출 금리가 문제였다. 특히 기준금리가 3.5%에 달하던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0%가 넘는 대출 금리를 통보받는 조합이 적지 않았다. “높은 이자를 내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사업을 잠시 중단하자고 요구하는 조합원까지 나왔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HUG 보증을 받는 조합 대출의 경우 3%대 금리를 제시받고 있다. 과거 금리 급등 시기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금융회사를 교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협상하려는 조합도 많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1금융권은 집단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출 상황이 여전히 좋지는 않다”면서도 “그래도 남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비판이 적지 않은 고금리 대출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최근 서울 등 주요 정비사업지의 사업비·이주비 대출 금리가 3%대인 만큼 조합의 노력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2022년 5%대였던 정비사업지 대출 금리가 최근 3%대로 낮아지는 사례도 있다”며 “과거와 달리 금리 인하 기대가 커 조합 입장에서도 협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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