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양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협력해 건설 투자비와 설비 운영, 유지 보수비 등 제반 비용을 2000억원가량 아끼는 성과를 거뒀다. 서부발전은 가스 인프라에 관한 공공협의체를 발전 5사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적극 행정 우수 사례 경진 대회에서 가스공사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모든 사업장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 기반의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와 사업소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도입하고, 업무용 차량도 친환경 차로 바꾸고 있다. 천연가스를 데워주는 방식도 연소식 기화기 대신 바닷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지난해 가스공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산업부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고, 지난해 10월까지 총 129개 단지의 ‘그린홈 패키지’ 지원을 완료했다. 취약계층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시행해 8339가구에 6억8900만원 상당의 혜택도 제공했다. 올해엔 지역에너지 효율 네트워크(LEEN)를 구축해 중소기업에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등 설비 설치비를 최대 70%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구호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때에는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 피해자 가족이 쉴 수 있도록 구호 텐트 150동을 설치하고 구호품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피해자 가족 2000여 명에게 심리적 응급처치와 심리 상담을 하고, 7000여 명에게 음식과 샤워 시설을 제공했다. 지난해 여름철 폭우와 겨울철 어선 침몰 사고 등 재난 현장에 달려간 인력만 4000여 명에 달했다. 대한적십자사의 지원을 받은 이재민과 재난 취약계층은 6만 명이 넘는다.
한국중부발전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엔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냉·난방기 교체를 지원하고,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활동을 했다. 임직원은 145차례에 걸쳐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약 127억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작년 12월 2024년 지역 사회공헌 인정제 인정기관으로 선정된 중부발전은 올해 1월부터 지역 주민의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플랫폼 ‘KOMIPO 시민참여위원회’를 발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삼계탕을 유럽으로 전파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 유럽연합(EU)과의 협상 타결을 계기로 열처리 가금육 수출길이 열렸지만, EU가 승인한 생산·가공 시설을 거쳐야 해 기업의 어려움이 컸다. aT는 열처리 가금육 도축장과 가공장이 EU 시설 등록을 마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수출 증명서 발급 절차를 도왔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독일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해외 ‘닭고기 영토’를 넓혀 수출 첫해에 21만달러가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aT는 삼계탕 외에도 다른 닭고기 가공식품이 유럽에 수출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수출 전용 레시피와 포장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연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핵연료 공급사 센트루스와 농축우라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센트루스는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NRC)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연료로 쓰이는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생산을 허가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한수원은 2031년부터 10년간 장기 계약을 맺어 차세대 원전에 필요한 연료를 확보하는 데 우위를 차지했다. 미국과의 원자력 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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