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생인 이 전 청장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영주중앙고, 중앙대를 졸업하고 순경으로 입직했다. 이후 1992년 제40기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해 경위로 재임용됐다. 서울성동경찰서장, 경찰청 교통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 등을 거쳐 2023년 인천경찰청장(치안정감)을 끝으로 퇴임했다.
경찰청이 순경으로 경찰 공무원을 시작한 인사를 경찰공제회 수장으로 추천한 것을 두고 대의원회를 돌파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의원 대다수가 순경 출신 경찰인 점을 감안한 추천이라는 분석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인망이 두터우면서 순경 출신으로 고위직에 오른 인물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순경 출신으로 치안감을 지낸 임병숙 전 전북경찰청장도 검토됐으나 이 전 청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간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출신 이사장 후보들은 대의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낙마했다. 경찰대 출신 홍기현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이사장에 내정됐다가 지난해 10월 대의원회에서 부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성 대의원회가 거수기 역할에 그치지 않겠다며 실력 행사에 나선 결과다. 대의원회는 각 시·도 경찰청이 추천한 47명으로 구성된다.
굵직한 투자를 결정할 리더십이 없다 보니 경찰공제회는 상당한 투자자산을 일종의 ‘입출금 통장’인 단기성 금융상품에 넣고 있다. 경찰공제회의 단기자금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6206억원으로 전체 투자자산의 11.3%를 차지했다. 2021년 0.7%에 불과하던 단기자금이 수장 공백 이후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진이 모조리 공석인데 업무를 열심히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투자 관련 네트워크가 약화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빠르게 경영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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