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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원받는 MBK…홈플러스 이어 네파도 '빨간불'

입력 2025-03-06 09:43   수정 2025-03-07 09:43

이 기사는 03월 06일 09: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지원받는 MBK홈플러스 이어 네파도 빨간불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민연금 자금을 지원받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홈플러스 외에도 인수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엑시트(자금회수)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역시 법정관리까진 아니지만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9900억원에 네파를 인수했다. 이 중 4800억원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자금은 2008년 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 등을 통해 조달했다. 국민연금이 앵커 출자자(LP)로 이 펀드에 참여했다.

2013년 4703억원이던 네파의 매출은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인 2015년부터 뒷걸음치기 시작해 2023년에 3136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8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아웃도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MBK파트너스의 주요 경영 판단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티비홀딩스와 네파를 합병해 인수금융 부담을 사실상 네파에 떠넘겼고, 이에 네파는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로 인해 네파의 부채 비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말 기준 231%까지 치솟은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홈데코 시장 1위인 모던하우스의 엑시트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2017년 6860억원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를 홈플러스에 입점시키는 등 융합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홈플러스에선 자산 매각에 의존한 회수 전략에 집중한 탓에 이렇다 할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5년 만인 2022년 모던하우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철회했다. 작년 말부터 모던하우스를 다시 매물로 내놓은 상태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인수 가능성이 있는 국내 대형 유통사들은 이미 비슷한 성격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홈 인테리어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모던하우스의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일각에선 매각에 성공할 경우 적지 않은 매각차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홈플러스 보통주에 대해 자체적으로 전액 손실 처리를 해 온 것으로 암암리에 알려진 사실"이라며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투자한 네파 등 일부 종목에서도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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