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스톡스 세일즈포스 제품 및 마케팅 담당 총괄부사장(EVP)은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TDX 2025’에서 “AI 비서를 끝으로 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노동력, 부동산, 인프라 등 3대 요소의 한계가 모두 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기업들이 소프트웨어(SW)와 클라우드로 부동산과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했다면, 이젠 AI 비서로 노동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시장 1위 기업 세일즈포스가 자사 AI 생태계를 대폭 확대하며 기업 간 거래(B2B) AI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전날 기업들이 미리 만들어진 AI 솔루션을 사거나 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장터)를 선보인 데 이어, 자사 AI 비서 생성 플랫폼 ‘에이전트포스’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버전도 공개했다.
다음달 정식 출시를 목표로 이날 공개된 ‘에이전트포스 2dx’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AI의 ‘능동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새 에이전트포스에서 구축한 AI 비서는 별다른 명령어 없이도 알아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해 맡은 일을 수행할 다. 예를 들어 창고 업무용으로 구축된 AI 비서는 재고가 일정량 이하로 떨어지면 알아서 최적의 가격에 상품을 주문하는 식이다. 또 ‘다중 에이전트(비서)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개인용 AI 비서와 기업용 AI 비서가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최대 업무 협업 툴 중 하나인 ‘슬랙’과도 자동으로 연결돼 슬랙에서 이뤄진 대화나 슬랙에 만들어진 차트 등을 AI 비서가 알아서 끌어올 수 있도록 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플랫폼 개편 과정에서 철저하게 각 기업 개발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개발자들이 자연어로 원하는 AI 비서의 형태를 말하면 에이전트포스가 자연어를 이해해 만들 수 있는 AI 비서의 몇 가지 옵션을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또 개발자들이 새 AI 비서를 정식 배포하기 전에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가상 공간도 구축했다. 전날엔 맞춤형 AI 솔루션을 사고 팔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인 ‘에이전트익스체인지’도 내놨다. 전문 지식 없이도 구글 클라우드, 도큐사인, 박스, 워크데이 등 200여개사의 AI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장을 찾은 개발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 이날 기조연설에서 애덤 에번스 세일즈포스 AI 담당 부사장이 “여긴 개발자 콘퍼런스이고 직접 보여주는 게 확실할 것”이라며 자연어 몇 마디만으로 새로운 AI 비서를 만드는 걸 시연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7000여명의 각 기업 개발자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0에 가까워지는 세상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강조했다.
큰 시장 점유율 차이에도 두 회사 간의 상호 견제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 MS를 겨냥해 “가짜 AI 비서를 주의해야 한다”며 “오픈AI의 재판매자”라고 날을 세웠다. MS는 이에 세일즈포스 TDX 개막일에 맞춰 새로운 영업용 AI 비서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특히 자사 CRM 솔루션 ‘다이내믹스 365’는 물론 세일즈포스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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