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산업현장을 연이틀 찾아 기업인들과 접촉을 늘리며 '친기업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삼성전자 방문을 계획하는 등 '반기업' 딱지를 떼 중도층을 공략 중인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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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소재 LG 인공지능(AI) 연구원을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AI 주요 3개국(G3) 도약을 위해 준비된 간담회는 당초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될 계획이었으나 권 원내대표 제안으로 전체 공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중국발(發) '딥시크' 위협 등 AI 신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 연구원장은 "AI G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잠시 관심을 가져서는 문제를 돌파할 수 없다"며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당은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시 AI 등 미래전략산업 지원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는 만큼 올해 본예산인 1조 8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로 AI 산업 관련 예산을 편성해 업계에 마중물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들어 기업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포항제철소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포를 놓은 철강 관세 부과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했다.
집권 여당으로서 통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국민의힘이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가 10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를 만나고 첨단산업 기술 관련 이슈를 선점하려고 하는 것도 여당이 바쁘게 현장을 다니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오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것도 자칫 여야 정책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보는 지점이다.
야권 대권 주자가 재계 1위 총수를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해서다. 민주당이 삼성전자 방문 계획을 공개하자 국민의힘이 곧바로 LG로 향한 것도 대조를 이룬 대목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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