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초유의 홈플러스 회생 절차로 시장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블라인드펀드 운용에서는 실질적인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에 투자한 3호펀드의 수익률이 홈플러스를 제외하고도 펀드의 성패 기준인 8%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다만 블라인드펀드 외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통해 힘을 실어준 국민연금 등 일부 출자자(LP)들의 손실이 불가피한만큼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가 2013년 조성한 3호펀드는 이미 다른 포트폴리오사들의 투자금 회수에서 크게 성공해 내부수익률(IRR) 2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의 3호 펀드 출자자 중 대다수는 잔여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의 가치를 이미 0원에 가깝게 판단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3호펀드에서 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나머지 금액은 금융기관 대출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3호 펀드에는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 해외 LP들도 대거 참여했다.
업계에서 MBK의 3호 펀드 포트폴리오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받는다. ING생명을 포함해 대성산업가스, 두산공작기계, 일본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등 MBK의 '대박' 포트폴리오가 대다수 포진해 있다. 두산공작기계는 1조1300억원에 인수한 후 2조4000억원에 매각해 두 배 성과를 냈다.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도 1조원에 인수 후 4조원에 매각해 4배 성과를 거뒀다.
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에쿼티 투자금이 0이 되더라도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수익률은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성패 기준이자 MBK 인사들의 성과급 지급 기준인 IRR 8%도 이미 넘긴 상황이다. MBK 측이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서 속도전을 택한 배경에도 3호 블라인드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배경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홈플러스 투자 과정에서 공동투자로 중순위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한 LP들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점은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악재다. MBK는 총 7000억원 규모의 RCPS를 조성했는데 국민연금(6000억원), MG새마을금고(약 700억원), 행정공제회와 수협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원금에 더해 미지급 이자까지 쌓여 현재 RCPS의 잔량은 약 1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회생 과정에서 법원이 RCPS 투자자들을 채권자가 아닌 주주로 판단한다면 변제 순위도 공익채권(세금, 급여 등), 회생담보권, 회생채권에 밀려 가장 후순위가 돼 이들의 손실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된다. MBK와 함께 대규모 감자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MBK 측도 RCPS 투자자들을 회생채권자로 분류해달라 요청하거나 최악의 경우 차등 감자를 주장하는 등 손실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법원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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