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재수생’ 서울보증보험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경쟁률은 7.21대 1, 증거금은 2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고배당’을 내세워 흥행을 노렸지만,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작년 말부터 얼어붙은 IPO 시장이 조단위 상장을 소화할만큼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 결과 7.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5만1585건의 청약이 접수됐고 청약 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1956억원이 모였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공모를 통해 전체 발행 주식의 10%인 698만2160주를 구주 매출했다. 공모가는 2만6000원으로, 공모가 희망 범위(2만6000~3만1800원)의 하단으로 결정됐다. 지난달 20~26일 진행한 수요 예측 경쟁률이 240.8대 1로 비교적 저조했던데 따른 결과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IPO를 추진했다가 ‘고평가 논란’에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상장에서 공모가를 과거(3만9500~5만1800원)보다 대폭 낮추고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자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부족했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물량이 시장에 꾸준히 풀릴 예정이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도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모티브링크, 오름테라퓨틱 등 소형주의 주가는 상장 첫날 급등했지만 LG CNS는 상장 당일 10%가량 떨어진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후 주가 급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종목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확연하다”며 “IPO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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