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와 연예기획사 어도어 사이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지난해 뉴진스가 어도어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진행된 첫 재판으로 이목이 쏠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재판장 김상훈)는 7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인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심문 기일을 열었다.
뉴진스 멤버 5인은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심문 마지막에는 멤버 전원이 재판장에게 직접 의견을 진술했다. 혜인(16), 다니엘(19) 등 일부 멤버는 진술하던 중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니엘은 “신뢰해온 분들이 어도어에 아무도 없어 어떤 보호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저는 어도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측에서는 김주영 대표가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김주영 이사 또한 심문 마지막에 “뉴진스만을 생각하면서 진심을 다해 달려온 어도어 구성원들에게 기회를 달라”며 울먹였다.
이날 재판에서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성공이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 대리인은 “하이브는 뉴진스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총 210억 원을 투자했다”며 “이 정도 규모의 투자는 단일 그룹을 대상으로 한 사례 중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뉴진스는 2023년부터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영리 추구하는 사기업이 주요 수입원을 스스로 매장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뉴진스 측은 어도어와의 신뢰 관계가 파탄 난 것이 계약 해지의 핵심 이유라고 반박했다. 뉴진스 측 대리인은 “하이브와 어도어가 뉴진스를 끊임없이 차별하고 배척했으며, 결국 다른 그룹으로 대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측은 어도어가 뉴진스 컴백 직전인 지난해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배임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광고제작사 ‘돌고래 유괴단’의 협력을 파탄에 이르게 한 점 등을 차별의 근거로 들었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29일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룹명 ‘뉴진스’ 대신 ‘NJZ’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과의 전속계약이 2029년까지 유효하다며 멤버 5인을 상대로 소송과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11일에는 가처분 신청 취지를 확대해 작사·작곡·연주·가창 등 모든 음악 활동에 대한 금지를 법원에 요청했다.
뉴진스는 NJZ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정에 따라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오는 23일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렉스콘 홍콩’에서 신곡 발표를 예고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오는 14일을 심문 종결 기일로 정하고, 결론이 나오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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