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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프라戰…황금알 낳는 LNG 터미널 북미서 7→18개로 늘린다

입력 2025-03-12 15:03   수정 2025-03-12 17:04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 멕시코만(아메리카만)에 있는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SK이노베이션 E&S의 프리즘 브릴리언스호가 부두에 접안하자 작업자 10여명이 달라붙어 LNG를 싣기 위한 암(수송관) 연결 작업을 빠르게 시작했다. LNG터미널은 셰일가스전 등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액화해 탱크에 저장한 뒤 수출 선박에 싣는 시설로, 미국 전역에 일곱 곳밖에 없다.

선박은 LNG 7만5000t를 화물창 안에 다 채우자 곧바로 충남 보령의 LNG 터미널로 떠났다. 헤더 브라운 프리포트 대외협력 디렉터는 “LNG 수출량이 점차 늘면서 미국에서 LNG 인프라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프리포트 역시 천연가스 정제·액화 시설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LNG 인프라 확보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에서 천연가스 인프라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LNG가 ‘액체 황금’이라며 개발 확대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천연가스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자 LNG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가스 정제·액화 시설, 저장 탱크, 부두 등 LNG터미널과 파이프라인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는 분석이다.

인프라 확보 전쟁은 미국의 LNG 수출 인프라가 생산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LNG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된 지 10년(2016년)이 채 안 돼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LNG터미널 인·허가에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부피가 커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여주는 액화 시설과 이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 부두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인프라 확장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14일 루이지애나 카메론 페리에 짓는 LNG 프로젝트를 조건부 승인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LNG터미널은 총 11곳에 달한다. 미국이 다섯 곳, 캐나다와 멕시코가 각각 세 곳씩이다. 북미 지역의 LNG터미널은 이들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8년 일곱 곳에서 18곳으로 2.5배 늘어난다. LNG 수출량도 2023년 하루 114억 입방피트(Bcf)에서 2028년 244억 Bcf로 114.0% 늘어난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금지한 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 ‘프래킹(Fracking)’ 등 각종 에너지 채굴 규제도 대폭 해제할 뜻을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의 인허가와 터미널 건설엔 3~5년이 필요해 이 기간 동안 LNG 병목현상이 일어난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LNG터미널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지분 투자나 임대료가 5년 전보다는 20% 이상 뛰었다”며 “앞으로는 웃돈을 주고도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LNG 터미널 이용권이 핵심
LNG터미널 장기 이용권을 미리 확보한 기업들이 트럼프 2.0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석유·가스 산업의 중심지인 휴스턴 프리포트 LNG 터미널을 보유한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프리포트엔 2020년부터 20년간 프리포트 LNG터미널을 사용키로 한 SKI E&S와 영국 BP, 프랑스 토탈과 일본 오사카가스, 제라 등이 입주해있다.

터미널을 이용권을 보유한 회사들은 여러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우선 LNG 도입 비용이 저렴해진다. LNG 터미널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가스공사 등은 현재 100만BTU(열에너지 단위)당 8~10달러를 안팎에 LNG를 구매하고 있다. 이 가격의 20~40%는 천연가스 액화와 저장, 선박 적재 등에 소요된 LNG 터미널 이용비다. 반면 SKI E&S는 일정 수준의 임대료만 내면 연 220만t 한도 안에서 LNG터미널을 별도 비용 없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220만t은 지난해 한국이 도입한 LNG 물량(4633만t)의 4.75%다.

가격과 수급에 따라 LNG를 구매, 저장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코로나19 창궐 후폭풍으로 유가와 LNG 가격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됐을때 저장 공간에 여유가 있는 사업자를 중심으로 LNG를 싸게 사기도 했다. 낮은 원가로 LNG 발전을 하면 그만큼 낮은 가격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SKI E&S는 낮은 가격에 천연가스를 조달해 액화한 뒤 트레이딩 형태로 세계 시장에 팔기도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GS, 한화그룹 등도 LNG 터미널 임대 또는 지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 미국 텍사스주 LNG 터미널 투자를 시도한 바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하는 미드스트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가스전 직접 투자와 LNG터미널 등 모든 밸류체인에 지분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투자 비용이 과거보다 지나치게 높아졌단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등에서도 LNG터미널 투자에 적극적이다. 2019년 이후 LNG터미널 투자를 통해 연 1620만t의 시설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연 3160만t의 LNG를 트레이딩 형태로 아시아 등 제 3국에 팔고 있다.

휴스턴=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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