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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5% 올려 달라는데…日기업들 "더 줄게"

입력 2025-03-13 17:38   수정 2025-03-14 01:24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주요 대기업이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임금이 평균 5%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실질임금이 증가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등은 전날 춘투(봄철 임금 협상)에서 노조 요구에 답하는 집중 회답일을 맞아 임금 인상 폭을 발표했다. 주요 제조사 60%가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상당수 기업이 일본 최대 노조 렌고가 내건 임금 인상률 ‘5% 이상’을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도요타는 노조가 요구한 매월 최고 2만4450엔 인상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5년 연속 노조 요구안을 수용한 것이다. 인상액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히타치제작소도 노조 요구 인상액(1만7000엔)을 한 푼도 깎지 않았다. 인상률은 6.2%로, 역대 최대 폭이며 지난해(5.5%)를 웃돌았다. NEC, 미쓰비시중공업 등도 노조가 원한 인상 폭을 수용했다.


미쓰비시케미컬은 노조가 요구한 매월 1만5346엔보다 높은 1만8415엔을 올려주기로 했다. 인상률은 7%에 달한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임금 인상이) 정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작년에도 임금 인상이 잇따랐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2% 하락해 3년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1월 상승률은 2023년 6월 이후 1년7개월 만의 최고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참의원에 출석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 영향 등이 남아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 인상률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실질임금과 소비가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우에다 총재 발언에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이 확산했다. 일본은행은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다만 1월 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린 만큼 이번 회의에선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관측이다.

관건은 임금 인상 흐름이 중소기업에도 이어질지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임금 인상률은 5%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노사정 회의에서 “중소기업 임금 인상을 위해 정책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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