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코미디의 진가를 확인하려면 공연장에 가보면 된다. 서울 서교동에 있는 코미디 공연장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는 희극인 사이에선 꿈의 무대로 불린다. 입장권은 1만원에서 인기 공연은 4만원대를 호가한다. 공연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2030세대 관객으로 공연장 앞이 북적이는 건 예사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90%. 인기 공연이 열릴 땐 암표까지 생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하이브 투자로 글로벌 성공을 경험한 입장에서 봤을 때 새로운 장르인 코미디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성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메타코미디를 ‘넥스트 하이브’로 점찍었다는 얘기다. 벤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VC가 코미디 레이블에 100억원대 자금을 쏟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코미디언들은 방송사 공채 중심으로 양성됐다. 지상파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에 서야만 ‘출세’가 보장됐다. 하지만 공개코미디의 인기가 떨어지고 프로그램이 폐지되자 코미디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유튜브와 오프라인 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를 계기로 반전이 일어났다. 표현 수위에 제약이 풀리자 코미디언들의 창의력이 폭발했다. 새로운 형식의 코미디(스케치 코미디, 스탠드업 코미디, 만담 등)가 각종 콘텐츠 플랫폼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일본에선 이미 K코미디 인기가 시작됐다. 메타코미디의 스낵타운, 빵송국이 올해 일본 오사카 코미디 무대에 설 예정이다.
글로벌 코미디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코미디 공연 티켓 판매액은 2013년 2억7750만달러(약 4000억원)에서 2023년 9억96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불어났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코미디 장르를 저평가된 영역으로 보고 막대한 자금을 들여 콘텐츠를 쏟아내며 생긴 일이다. 제리 사인펠드, 크리스 록, 데이브 샤펠 등 미국 코미디언들은 콘텐츠 한 편당 2000만달러(약 290억원)를 받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