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보수를 포함해 이사 보수 한도를 95억원 높이기로 했다. 송호성 기아 최고경영자(CEO·사장)는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기아는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제81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 회장과 송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을 지난해 80억원에서 올해 175억원으로 올리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기아 이사 보수 한도가 1년 새 95억원 더 급증한 건 올해부터 정 회장의 보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기임원을 맡았지만 기아에서는 보수를 받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총 115억1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122억100만원) 대비 7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70억8700만원, 44억3100만원을 지급했다.
2020년부터 기아를 이끌어온 송 사장은 3년 임기로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송 사장은 지난해 기아의 매출 100조원 돌파 기록을 세우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송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가성비 브랜드’로 인식되던 기아를 ‘품질과 디지털 경험에서의 리딩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는 브랜드 혁신을 추진해왔다”며 “기아는 지난 5년간 글로벌 자동차 대중브랜드 중 제품 부가가치 증가율 1위, 수익성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송 사장은 올해 사업전략과 관련해선 전기차(EV) 대중화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소프트웨어(SW) 중심 전환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아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사전에 접수한 질의 내용을 반영해 ‘기아 PBV 비즈니스’를 주주 대상 설명회 주제로 선정했다. 연사로 나선 김상대 기아 PBV 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2025년 PV5, 2027년 PV7, 2029년 PV9을 PBV 라인업으로 순차 출시할 예정”이며 “3개 라인업을 통해 2030년 기준 총 25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PV9는 플래그십 모델로 추정된다. 기아가 PV9 출시 일정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이밖에 기아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로 옮긴 주우정 전 부사장을 대신해 재경본부장을 맡은 김승준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현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도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기아는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통과시켰다. 플래그십 스토어 신축 등을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아는 인증 중고차 신규 사업을 위해서 2023년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한 바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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