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통신장비와 휴대폰 수출이 급증하면서 정보통신산업(ICT)이 역대 2월 기준으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출 실적을 냈다. 다만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31.8% 급감한 탓에 전체 수출 규모가 뒷걸음질쳤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ICT 수출은 지난해 2월(165억1000만달러)보다 1.2% 는 167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역대 2월 중 188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2022년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산업부는 “지난 1월 조업일수가 줄어든 여파로 -0.4%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반등하면서 ICT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성장세는 통신장비(74.1%) 휴대폰(33.3%) 컴퓨터·주변기기(26.9%) 순으로 두드러졌다. 통신장비는 인도로 항해 보조장치 공급이 늘고, 휴대폰은 인도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으로 해외 생산기지에서 부분품 수출이 는 영향이 컸다.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늘린 덕에 저장장치 수요가 늘며 덩달아 증가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패널 공급 과잉과 가전제품 수요 부진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이 25.3% 준 탓에 이 기간 5.1% 감소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3%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산업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의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범용 메모리 반도체인 DDR4, 낸드 등의 고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D램과 낸드의 단가는 각각 지난해 7월 2.1달러에서 지난달 1.35달러, 4.9달러에서 2.29달러로 지속 주는 추세다.
지난달 지역별 ICT 수출은 대만(124.3%) 인도(54.9%) 베트남(15.6%) 미국(11.5%)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19.6%)과 EU(-7.6%) 일본(-5.7%)에선 아쉬운 성적을 냈다.
중국(홍콩 포함)의 경우 휴대폰(97.3%)과 컴퓨터·주변기기(18.4%)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반도체가 31.8% 급감한 탓에 전체 수출이 위축됐다. 미국이 지난 1월 1일부터 중국을 상대로 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유입에 제재를 가하면서 국내의 HBM 중국 수출도 함께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 규모는 점차 줄고있는 추세다. 지난해 9월 91억4000만달러에서 그해 11월 79억1000만달러로 떨어진 뒤 지난달 59억2000만달러까지 내려앉았다.
2월 ICT 수입은 109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03억1000만달러)보다 5.6% 늘었다. 휴대폰(8.6%) 반도체(5.2%) 컴퓨터·주변기기(3.5%)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수출(167억1000만달러)을 넘어서면서 2월 무역수지는 5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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