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는 국제학술지 '소아질환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 3월호에 8세 미만의 어린이는 슬러시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실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아일랜드 더블린대(University College Dublin) 연구진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슬러시 음료를 섭취한 후 1시간 안에 급성 질환을 일으켜 응급 치료를 받은 2~7세 어린이 21명의 사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슬러시에 들어 있는 '글리세롤' 성분이 8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BBC는 전했다.
설탕을 대체하는 글리세롤은 음료가 완전히 어는 것을 막는다. 문제는 글리세롤을 빨리 섭취하는 경우 글리세롤 중독 증후군으로 인해 쇼크나 저혈당, 실신 등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병원을 찾은 모든 어린이의 소변에서 글리세롤이 검출됐고, 당시 '글리세롤 중독'을 진단받은 어린이 중에는 의식을 잃거나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혈액이 산성화된 어린이도 있었다.
이 중 4명은 뇌 검사를 받았고, 1명은 발작을 일으켰다. 나머지 어린이들은 무사히 퇴원했다.
연구진은 "어린이가 글리세롤이 함유된 슬러시 아이스 음료를 섭취하면 의식 저하, 저혈당증, 젖산증 등 글리세롤 중독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진, 부모, 공중보건기관은 8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글리세롤이 함유된 슬러시 음료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5세 미만 어린이의 슬러시 섭취를 제한하고, 11세 미만 어린이가 하루 한 잔 이상의 슬러시를 먹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FSA의 기준이 8세 미만 어린이에게 슬러시 섭취를 금지하고 권고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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