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 공정의 필수 장비인 'TC본더'의 벤더(공급업체) 이원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의 시장 진입에 견제구를 날렸다.
곽 회장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후발업체인 ASMPT, 한화세미텍과는 상당한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ASMPT도 그랬듯이 이번에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받은 한화세미텍도 결국 유야무야,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 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TC본더 장비의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최종 통과하고, 21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시장 주류이자 HBM 5세대인 'HBM3E 12단' 제조 공정에 한미반도체 장비를 전량 사용해왔으나, 이번 공급계약으로 10대 안팎의 한화세미텍 장비를 받으며 벤더사 이원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곽 회장은 이날 3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도 공시했다. 취득 예정인 주식은 3만4170주로, 취득 단가는 8만7800원이다. 총 규모는 30억12만6000원이다. 취득 예정 시기는 오는 4월 15일이다.
이번 취득이 완료되면 곽 회장은 2023년부터 총 42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재로 취득하게 되며, 지분율은 33.97%에서 34%로 상승한다.
앞서 곽 회장은 지난 12일에도 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잇단 자사주 매입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HBM 장비 시장에서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기술력과 미래 성장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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