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권사가 낸 보고서 4170건 중 보유(홀드·중립 포함) 의견은 269건이었다. 비중은 6.45%다.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는 SOOP, HD현대건설기계, 넥슨게임즈 등 세 건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모두 ‘매수(BUY)’였다.
보유 의견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LG생활건강과 한온시스템으로 각각 13개 보고서가 나왔다. 가장 최근엔 LS증권이 지난 5일 “중국 사업 회복이 관건”이라며 LG생활건강 주식에 보유 의견을 냈다. 투자업계에선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 해제에 따른 수혜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해외 전문 투자사 에픽파트너의 김기훈 대표는 “한한령으로 인한 ‘K뷰티’의 빈자리를 유럽과 자국산 제품들이 채운 상태”라고 말했다.
자동차 공조 부품업체 한온시스템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인수를 마치고 재무 건전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8.94%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에코프로비엠(10건), 포스코퓨처엠(7건) 등 2차전지 관련 주식이 비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날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보유 의견을 내며 “전기차 판매량 개선이 필요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는 2027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장주 중 하나인 삼성SDI는 세 건에 달했다. 지난 14일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더해졌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대주주가 여력이 있는 삼성SDI는 유상증자라도 가능하지만 다른 2차전지 업체들은 영구채나 교환사채(EB) 발행을 노리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라며 “에코프로비엠 역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실패로 유리한 조건의 유상증자가 어려워졌고 나머지 기업도 재무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2차전지 기업의 어려움을 짚었다.
게임업계는 매력적인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흥행 부진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엔씨소프트(10건)를 필두로 카카오게임즈(8건), 넷마블(6건), 펄어비스(3건) 등이 이 같은 이유로 보유 의견을 받았다. 메리츠증권은 11일 넥슨게임즈와 관련해 “신작은 없는데 현금 소진은 빠르다”며 매도 의견을 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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