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객들로부터 받는 질문들을 보면 그분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여러 시기에 가장 자주 접한 질문은 “연준이 금리를 언제 올릴까요 혹은 내릴까요?”였습니다.
경제 위기 시에는 대개 “지금이 야구경기로 치면 몇 회쯤에 해당될까요?”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근래 1,2 년 동안에는 “사모신용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달 사이에는 “스프레드는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입니다.
금리가 2022 년에 바닥을 치고 올라온 이후 채권에 대한 관심이 늘었으며, 이것이 제가 이번 메모를 채권에 관해 쓰는 이유입니다. 평소의 여느 메모에 비해 ‘talking my book’ (역주: 자신의 재정적 이익이나 포트폴리오 보유에 부합하는 투자를 홍보하거나 추천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금융 용어)에 좀 더 가까워지겠지만,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그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언급하는 대상은 대부분 하이일드 채권이 될 것인데, 저는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경력을 쌓아 왔고, 가장 많은 데이터가 있으며, 고정 쿠폰금리가 그 설명을 가장 간단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릴 사항들은 채권 전반에 적용 가능한 내용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을 설정함에 있어, 한 가지를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사모신용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면, 저는 늘 똑같이 “채권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답합니다. 투자자들이 공모 신용증권(credit instruments)은 그저 생각 없이 제쳐놓고 바로 사모신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여기에서는 두 가지 모두를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작년 한 해는 채권 투자를 하기에 아주 좋은 해였으며, 이는 ICE BofA US High Yield Bond Index 수익률이 8.2%를 기록한 데서도 나타납니다. 2023년에 벤치마크 수익률은 13.5%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수익률은 어떤 배경에서 나왔으며, 그 결과 현재 채권 부문은 어떤 상태일까요?
배경
다들 아시다시피, 신용증권의 약정수익률은 제가 많이도 언급했던 저금리 시대인 2009~2021 년에는 초라한 수준이었습니다. 2022년 초, 연준이 금리 인상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는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4%대였고, 채권 발행은 3%대에서 이루어졌으며 어떤 채권은 2%대로 발행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오크트리의 당면과제를 ‘저수익 환경에서의 투자’라고 묘사했습니다. 극도로 낮은 채권 수익률은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확정수익 투자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나 사모신용에는 상당히 관심이 있었고, 이 부문의 경우 6%대 수준의 수익률이 9% 정도까지 끌어올려지고 있었습니다.
2022년, 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가져올 것이라 두려워한 투자자들은 평균적인 하이일드 채권 가격에 4%가 넘는 수익률 스프레드라는 형태의 위험 방어수단을 포함시켜, 전체 수익률을 9½% 정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당시 저는 이러한 약정수익률이 (a)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b) 약정이라는 성격상 비교적 안전하며 (c) 대부분의 투자기관이 목표로 하는 수익을 가뿐히 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의 비중을 상당히 높게 둘 것을 역설했습니다.
이와 같은 한 자릿수 후반대의 수익률만으로도 보유자들은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매수를 시작한 이유는 채권이 훌륭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으며, 금리인하가 이루어져 높은 이율의 쿠폰이 포함된 채권이 더욱 바람직한 투자대상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가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줄어들었고, 신용스프레드를 통해 넉넉하게 위험 방어를 해달라는 요구도 줄어들었습니다. 수요 증가, 금리 하락, 그리고 더 높은 스프레드라는 형태의 위험 방어 요구 감소는 채권가격 인상을 위한 완벽한 조합이며, 결과적으로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로써 채권의 총 수익이 약정수익을 초과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2023~2024년 2 년간 연간 10.8%의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채권가격 상승의 이면에는 예상수익률 감소라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전술한 상황 전개의 결과로, 평균적인 하이일드 채권의 만기 수익률은 9½%에서 내려와 현재 7%를 소폭 상회하고 있습니다. 공포 및 위험 회피 증가로 인해 투자상품들이 더 높은 예상수익률을 제공하게 되듯이, 낙관론 및 위험 감수성이 증가하면 더 낮은 예상수익률을 형성하고 수익률 스프레드 감소가 따릅니다. (수익률 감소는 기준금리가 100bp 인하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익률 스프레드란 무엇인가?
돈을 빌려줄 만한 안전한 차주가 충분히 많은데도 위험한 차주에게 돈을 빌려주려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위험한 차주가 돈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한다는 것이며, 안전한 대출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비해 기대신용손실을 감안하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만큼 충분히 높은 이율을 위험한 차주에게 부과할 수 있다면, 그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1970년대 후반 마이클 밀컨의 하이일드 채권 대중화, 그리고 제 경력의 밑바탕이 된 바로 그 이론이었습니다.
위험한 대출에 대한 약정수익률과 그보다 위험성이 적은 비교군 수익률간의 차이를 ‘수익률 스프레드,’ ‘신용스프레드,’ 또는 그저 간단히 ‘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또한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보다 더 큰 채무불이행 위험을 감수하는 데 대해 제공되는 추가적인 수익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보험가입자가 차량 충돌 사고 위험을 떠맡기기 위해 자동차보험사에 지불하는 보험료와도 같은 것입니다.
수익률 스프레드는 주로 채무불이행 발생 추세, 그리고 이와 연관된 투자심리에 따라 등락을 나타냅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채무상환에 실패하고 투자자들이 장차 채무불이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때에는, 더 큰 폭의 스프레드라는 형태로 더 많은 위험 방어를 요구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신용도에 대해 낙관적일 때에는 그 정도가 더 줄어들 것입니다. 그래서 스프레드는 투자자 심리를 나타내는 좋은 지표, 즉 ‘공포 게이지’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 한 가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부 사람들이 잘못 이야기하듯이 스프레드가 실제 채무불이행률이 얼마가 될지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채무불이행률이 얼마가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사려 깊은 투자자라면 그러한 투자자의 의견 표현을 실제 현실이 전개될 가능성과 비교해서 평가해보고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지 혹은 지나치게 비관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적정한가?
이것이 오늘의 질문입니다.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8%이고 만기가 동일한 국채는 5% 수익률을 제공하여, 수익률 스프레드가 3%, 즉 300bp 라고 해봅시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일까요? 이는 오롯이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달린 문제입니다. 하이일드 채권이 매년 4%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채무불이행 발생시 투자금액의 4 분의 3 을 잃을 것 같다면, 연간 기대신용손실은 3%(4% x 75%)가 됩니다. 추정치가 정확하다면, 이 두 가지를 마찬가지로 보아야 합니다. 혹은 (채무상환 실패 시 75% 손실 가능성을 그대로 가정하고) 하이일드 채권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4%가 넘어 보인다면 국채를 선호해야 할 것이고,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4% 미만일 것 같으면 하이일드 채권을 선호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하이일드 채권을 운용하던 당시, 저는 정상적인 스프레드 범위를 350~550bp 로 보았습니다. 이보다 더 최근에는 그 범위가 400~600bp 로 조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수익률 스프레드가 약 290bp 로, 1977~1978 년 하이일드 채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좁은 스프레드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이쯤에서 하이일드 채권을 보유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일까요? 사람들이 제게 “스프레드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볼 때에는 바로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정상적인’ 스프레드가 적정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입증된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를 알 수 있는 근거는 관리되지 않은 하이일드 채권 인덱스가?채무불이행 및 신용손실을 감안하더라도?무위험 국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는 데 있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자료를 보면 1986년부터 2024년까지 오크트리의 기록이 존재하는 39 년간 하이일드 채권의 연간 수익률은 7.83%였던 반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14%였습니다. 평균적인 하이일드 채권이 국채보다 연간 269bp 더 높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역사적인 스프레드가 신용손실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더 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역사적인 스프레드가 반드시 적정성에 대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투자자들은 스프레드가 역사적 평균보다 낮을 때에도 현명한 판단에 따라 국채 대신 하이일드 채권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질문은 현재의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좁은 수준인지 여부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현재의 스프레드가 발생될 신용손실을 상쇄하기에 충분한지를 질문해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세 단락 위에 논의했던 계산법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1986년부터 2024년까지 39 년간 오크트리의 실적 기록을 살펴보면, 하이일드 채권 유니버스(투자대상군)의 채무불이행률은 평균 3.5%였으며, 채무불이행 채권이 투자자 투입 자금의 약 2/3 를 앗아갔으므로, 연간 신용손실이 약 230bp(3.5%의 2/3)에 달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현재 역사적으로 좁은 수준에 속하는 약 290bp 의 스프레드가 과거에 발생한 채무불이행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것을 이 주제에 대한 적절한 결론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주의사항들이 있습니다.
○ 3.5%의 평균 채무불이행률은 일반적 경험에 비해 부풀려져 있습니다. 이 3.5%라는 평균은 정상적 수준과 거리가 있습니다. 오크트리의 실적 기록이 포함된 39 년 중 유니버스의 채무불이행률이 3.5% 또는 그 이상이었던 때는 14년뿐이었으며, 나머지 25년에는 그 미만이었습니다. 평균이 올라간 것은 1990~1991 년과 2001~2002 년 경제위기 당시 두 자릿수에 달한 채무불이행률 때문이었습니다. 해당 4 개 연도를 제외하면(더불어 채무불이행률이 1.0% 또는 그 이하로서 가장 호경기였던 4개 연도도 제외하면), 나머지 31년에 대한 평균값은 3.0%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이 39 년에 대한 채무불이행률 중앙값(연간 관찰기록들의 중간점)은 그보다도 더 낮은 2.7%였습니다.
○역사적인 채무불이행률은 미래와 관련이 없을 수 있습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각국의 중앙은행 및 재무당국은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을 막을 수단을 개발해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사건들과 관련된 채무불이행의 경험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이라는 두 사건이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훨씬 더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경제위기 때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매크로 환경이 더욱 안전해졌다는 주장이 가능하며, 이는 역사적인 스프레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채권 퀄리티의 지표로 여겨지는) 하이일드 채권 신용등급 평균치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요즘 기업들이 평가등급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되어, BBB 투자등급을 받은 많은 기업들이 레버리지 사용을 늘리고 평가등급이 하이일드 채권 유니버스의 상단인 BB 로 조정되는 편을 택했습니다. 지난 25년간 하이일드 채권 유니버스의 평가등급 프로필 변화는 아래 표에 나타난 바와 같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연구결과를 보면 현재 평균적인 하이일드 채권의 신용도가 더 높으므로 오늘날의 평균 수익률 스프레드는 ‘역대 최소폭이었던’ 2007년보다 현재 신용위험 단위당 한층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액티브 채권 운용사들은 (a) 자사 포트폴리오상의 채무불이행 발생 정도 및 (b) 채무불이행 발생 시 자금 손실률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역사적인 스프레드가 과거의 평균적인 신용손실을 방어하기 충분한 수준이었으니, 이는 뛰어난 신용도 판별력을 갖춘 투자자들에게 있어 충분히 적절한 투자 수단임이 입증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액티브 운용을 통해 신용손실을 줄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하이일드 채권 운용사들에게 있어, 스프레드가 미래의 신용손실을 상쇄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더 큰 것입니다.
이 모든 이유와 더불어, 저는 역사적으로 좁은 스프레드에 대한 우려는 대단히 지나친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프레드 확대는 단기적 현상으로서, 주식 변동성과 유사하다는 점을 추가로 말하고 싶습니다.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어 요구수익률이 늘어나면, 그 결과 채권 보유자들에게는 가격 하락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것인 반면, 더 높은 이자를 매년 지급받게 되고 . . . 결국 채권 만기 시 수익은 액면가로 돌아옵니다(정상채권의 경우).
이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오크트리의 니콜 애드리엔(Nicole Adrien)과 함께 연구를 해보았습니다. 통상적인 하이일드 채권 벤치마크에 대한 역대 최저 수준의 수익률 스프레드를 찾아보고 그날 채권을 샀다면 어떤 실적이 나왔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최저 스프레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007년 6월에 기록된 241bp 였습니다. 그 당시 투자를 결정했을 경우 하이일드 채권의 투자 실적과 몇 가지 비교 대상 지표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의 1년 수익률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위험 자산을 인기 절정에서 매수하고 그 즉시 세계 역사상 최악의 금융위기 중 하나에 속하는 시기를 맞게 되면 투자 초기의 경험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프레드가 낮을 때 매수한 이후 첫 해에는 하이일드 채권이 국채보다 11.3%p, 미국 종합채권지수보다 8.7%p 하회하는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하이일드 채권 투자자는 이자 수령 덕분에 여전히 잃은 돈이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주십시오! (오크트리는 이를 가리켜 ‘쿠폰의 힘’이라 부릅니다.)
5년 경과 시점까지는 하이일드 채권이 국채나 종합채권지수를 앞서지 못했으나, 10~15 년 기간을 보면 스프레드 측면에서 최악의 시점에 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두 가지보다 연간 3%p 정도 더 높은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하이일드 채권 유니버스에서 채무불이행을 피해 나갈 능력이 있는 운용사라면 한층 더 나은 수익을 거두었을 것입니다. 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매수 시점의 좁은 스프레드는 중장기적으로 액면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에 요점은?저에게 질문하는 누구에게나 답하듯이?스프레드란 먹을 수도 쓸 수도 없고 스프레드로 연금 급여를 지불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려면 수익이 필요합니다. 스프레드는 신용손실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도록 평가되어야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총 수익입니다.
약정수익
앞서 보여드렸다시피,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좁혀졌을 때에도 하이일드 채권이 수익을 낼 수 있는?그리고 제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발생했던 스프레드 축소를 무시할 수 있는?이유 중 큰 부분은 채권 수익의 약정적 성격에서 기인합니다. 여러분이 일정한 만기 수익률로 채권을 매수하는데, 수익률 스프레드가 빈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나중에 채무불이행에 대한 방어를 더 많이 요구하기로 하면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고?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채권 가격은 하락할 것입니다. 그러나 채권 발행자가 이자와 원금을 약정대로 지급한다면,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가격 하락은 단지 일시적인 효과를 가질 뿐입니다. 액면가로 상환을 받게 되면 스프레드 확대와 관련된 가격 하락 등
그간에 겪었던 가격 변동과는 상관없이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을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사실은 모든 채권에 적용되는 것으로,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고 채권에 대한 지급이 이루어지면, 약정된 수익률을 얻는다는 점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충분히 많은 글을 쓴 바 있으므로 더 이상 깊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만(2024년 10월 메모 자산 배분에 대한 고찰 참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채권 전문가들이 저를 맹렬히 비난하기 전에, 이전의 설명이 100% 정확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겠습니다. 채권 수익의 요소는 2가지가 아니라 3가지입니다. 이자 지급 그리고 만기 시 가격이 액면가가 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 번째 요소가 있는데, 연간 지급된 이자를 재투자하여 얻어지는 이자, 즉 ‘이자에 대한 이자’라고 알려진 것으로서, 장기 복리의 효과 덕분에 이것이 20 년 또는 30 년 만기 채권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통상적인 만기 수익률 계산은 그 계산이 이루어지는 시점(가령, 채권 매수 시점)에 적용되는 수익률에 따라 이자 수령액이 재투자되는 것을 상정하지만, 이는 단순화된 가정이며, 실제는 다를 수가 있습니다. 아무도 본인이 소유한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실은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올라가고, 이는 수령 이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높은 이율로 재투자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놀랍게도 중도의 가격 하락이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는 데서 얻어지는 전체 수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모신용은 어떠한가?
이것이 스프레드에 관한 질문과 더불어 오늘날 또 하나의 자주 묻는 질문(FAQ)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모신용에 관한 질문을 갖고 있으며, 이 부문이 어떻게 이처럼 강력한 자금 유입을 일으킬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제 대답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가장 명백한 장점은 부족한 유동성을 채우기 위해 사모신용이 공모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사모신용 운용사들은 레버리지 투자가 들어간 펀드(그리고 그에 따른 수익)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으로, 공모 채권펀드의 경우 대부분 이런 장점이 없습니다. 주요한 단점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의 부재로 인한 유동성 부족과 보유자산의 액티브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데서 기인합니다. 또한, 시장의 부재로 인하여 사모신용은 사실상 시가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사모신용 투자의 경우 인센티브 수수료가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공모채권에 비해 수수료가 더 높다는 점입니다.
○ 시가평가의 부재와 그로 인한 낮은 수준의 변동성은 어떨까요? 사모대출의 가치에는 등락이 없다는 생각은 분명 비현실적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이들이 시가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 어려운 투자환경에서도 투자 가치가 많이 내려가지 않았다고 보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장점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사모신용 운용사들은 보유자산에 대해 펀더멘털에 근거하여 현실에 맞는 가치평가를 해야 하지만, 분명 시가평가보다는 변동성이(또한 객관성이) 더 적습니다. 반면에, 공모자산 가격이 투자심리의 부침을 매번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할까요? 시가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비현실적일 수 있는 반면, 환영할 만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자들도 신문 읽기를 거부하고 투자소득내역서 따위는 서랍 속에 처박아둔다면 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 제가 보기에, 사모신용에 관해 발견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대부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을 줄인 데 대한 반동으로 2011년 이후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그 후, 경제는 경기 침체 없이 이례적으로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코로나 19로 인해 2 개월간 급작스러운 침체가 일어났다가 2020년 중반에 역전된 것을 제외한다면). 워런 버핏의 명언을 바꾸어 말해보자면, 사모신용의 경우 썰물이 빠져나간 적이 없었는데, 이는 그것의 결점을 볼 기회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보기에 주된 단점은 일부 운용사들이 자금을 끌어 모아 그 자금을 투입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더 많은 자금을 구하러 와야 하다 보니?신용 기준을 방만하게 세우고 충분한 안전 마진을 요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와 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또 한 번 겪게 된다면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주지사항은, 이것이 대출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우려가 아니고, 다만 개별 운용사들의 행동에 대한 질문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 전술한 내용(그리고 시가평가의 부재)과 관련하여, 어려운 투자환경이 정말로 닥쳐온다면, 그 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운용사들이 시가평가를 지나치게 높이 책정할 가능성에 제한을 둘 수 있습니까? 펀드 수익에서 펀더멘털 악화는 무시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운용사들이 관대한 평가를 내리면서 ‘문제는 모른 척 미뤄두어’ 신용에 관한 문제 인식을 외면할 수 있습니까? 얼마나 오랫동안 그럴 수 있을까요? 그 사이에 펀드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부작용이 있지는 않을까요? 사모신용 운용사들은 대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으니, 진실이 드러날까요? 그것은 어떤 진실일까요? 이러한 질문들은 썰물이 빠져나갈 때에만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끝으로, 저는 사모신용이 구조적인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려움에 빠진 은행들이 다른 은행들에게 어려움을 전가하고 은행들을 무너뜨렸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은 구조적 리스크를 감시해왔습니다. 제가 사모신용의 리스크가 구조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a) 사모대출 포트폴리오와 그 소유자들은 2007~2008년의 은행들만큼 레버리지를 많이 쓰고 있지 않으며 (b)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은행들이 그랬던 것처럼 보유자들이 서로에게 채무불이행 방어수단이나 여타의 헤지 수단을 판매하지 않아 상호연결성, 또는 ‘거래상대방 리스크’의 수준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모신용 보유자들이 여러 겹의 레버리지를 갖고 있어 하방 시나리오의 경우 위험이 증대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요점은 사모신용이 공모채권에 비해 가지는 수익성 프리미엄이 그 장점을 고려해볼 때 대체로 타당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추가 수익은 좋은 일이지만, 유동성 부족과 그로 인해 보유자산의 액티브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은 진지하게 고려해볼 사항입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저는 그 두 가지를 조합해보는 편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채권 vs. 주식
저는 올해 1 월의 최근 메모 거품 주의보에서?주로 S&P 500 지수를 언급하며?주식 밸류에이션에 관한 글을 썼습니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주가수익배수를 놓고 볼 때 S&P 가 역사적으로 연평균 -2%에서 2% 사이의 10 년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일부 투자은행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한 자릿수 초반 내지 중반에 속하는 전망치를 내놓았다는 사실 정도를 언급하는 것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분명, 현재 채권의 기대 수익률은 그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1 월 27 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1 면 기사에 “닷컴 시대 이후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기준에서 주식이 이처럼 매력 없어 보인 적이 없었다”는 글이 실렸습니다. 이는 높아진 주가수익배수가 아니라, 10 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S&P 500 지수의 ‘이율’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가리킨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이율이란 주가 대비 주당 이익의 비율로서, 주가수익배수의 역에 해당합니다.) 이것이 앞으로 수년 간 주식보다 채권이 더 나은 수익을 올릴 것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하나의 근거 있는 주장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만일 국채가 S&P 500 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릴 상황이라면, 하이일드 채권은 그보다도 더 큰 수준의 성과를 올릴 것입니다(신용손실이 역사적 경험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제가 최근 다른 메모들에서 썼듯이, 현재 제공되는 수익률 수준은 S&P 500 보다 채권에서 더 높은 수익이 나오는 것을 보여주며, 이는 약정 수익이므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훨씬 더 적습니다. 이 점은 과거 2년간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의 전환에서 야기된 수익 축소, 그리고 현재의 좁은 스프레드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사실입니다.
요점은 현재의 스프레드 수준에서도 지금 채권이 주식보다(S&P 500을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로 보는 한)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의 채권이 대가 없는 공짜는 아니지만, 건실한 절대 수익을 제공해주며 상대적 측면에서 적정한 가격이 매겨져 있습니다.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찰결과는 하이일드 채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선순위 담보대출, 메자닌 대출, 자산담보부 대출, 대출채권 담보부증권(CLO), 민간대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더 높은 수익률과 더 넓은 스프레드에서 매수를 했으면 좋겠고, 그런 기회를 만날 수도 있겠지만 . . .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선호 자체가 현재 채권에 대한 배분을 늘리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2025 년 3 월 6 일
출처=오크트리 웹사이트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