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 미치닉(Robbie Mitchnick) 블랙록 디지털자산 총괄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가상자산 투자 인사이트 포럼 2025'에서 "디지털자산의 구조적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또한 암호화폐 초기 도입국 중 하나로 활발한 시장을 형성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치닉 총괄은 블랙록이 디지털자산을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등 전통적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자산 토큰화 등 3가지 축으로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 분야 모두에서 전 세계 고객사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디지털자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을 넘어 기존 금융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기술적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를 인류 화폐의 역사 속에서 정의했다.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화폐가 해결하지 못했던 세 가지 문제인 ▲공급량의 임의 확대 ▲국경 간 송금의 비효율성 ▲검열 및 압류 위험 등을 동시에 해결한 최초의 자산라는 것이 미치닉 총괄의 설명이다.
이어 "비트코인은 2100만개로 공급량이 고정돼 있으며, 국경을 넘는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탈중앙화된 구조 덕분에 검열 저항성과 개방성을 갖췄다"라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다면 전 세계 누구나 비트코인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치닉 총괄은 2024년이 비트코인 시장에 구조적 변곡점이 발생한 한 해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메인스트림 투자자들이 접근 가능한 투자 수단이 마련됐다. 이는 신규 수요의 폭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지 않은 배경으로는 대형 파산 정리 매물 출회를 꼽았다. 미치닉 총괄은 "독일 정부를 포함해, 제네시스와 마운트곡스 등의 파산 청산 과정에서 약 3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시장에 출회됐고, 이로 인해 신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며 가격 상승세가 잠시 억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청산 매물이 마무리되고 미국에서 친비트코인 성향의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시장이 급등했다"라며 "결국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초로 1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미국 내 은행들도 비트코인 수탁, 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의 영역에 본격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열리고 있다"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도와 신뢰도 제고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려는 논의가 미국 일부 주정부를 넘어, 세계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라며 "이는 거시경제 및 외환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의 본격적인 자산 편입 시점에 대해서는 "2024년부터 비트코인의 위험 대비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내 적정 비중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이 시작됐다"라며 "이는 단기간에 결론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블랙록은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들과 함께 이 복잡한 과정을 공동으로 탐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이제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재편과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블랙록은 앞으로도 고객사들과 함께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황두현 블루밍비트 cow5361@bloomingbit.io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