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지수 ‘KEDI’(Korea Economic Daily Index)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 1000억원에 불과했는데 약 1년 만에 40배로 불어났다. 개인투자자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시장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내놓은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KEDI 시리즈는 출시와 함께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KEDI 시리즈 순자산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첫 상품인 ‘TIGER KEDI혁신기업ESG30’이 2022년 2월 상장된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작년 6월 1조원을 돌파한 뒤 9개월 만에 네 배로 불었다.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 산출 기관인 한경은 2023년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파생전략형 지수 개발에 성공했다. 커버드콜은 주식, 채권 등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지난해 2월 상장한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순자산이 1조2745억원에 달한다.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중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 상품이 처음이다.
작년 5월 상장한 ‘KODEX 미국AI테크TOP10타겟커버드콜’은 그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 테마형 ETF였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종목에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연 15% 배당금 지급을 목표로 한다. 상방이 막혀 시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기존 커버드콜 ETF와 달리 기초자산의 20~40%만 커버드콜 전략으로 운용해 지수 상승에 따른 이익도 상당 부분 누릴 수 있다.
최근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돼 있지만 SOL 골드커버드콜 ETF는 미국과 캐나다 금 ETF를 기초자산으로 삼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초기 설정 물량 80억원어치를 ‘완판’(완전 판매)하고 순자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6월 출시한 ‘ACE 엔비디아밸류체인 액티브’ ‘ACE 구글밸류체인 액티브’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 액티브’ 등 미국 대표 AI 빅테크와 핵심 공급망(밸류체인)에 투자하는 3개 ETF는 상장 첫날 완판됐다. 퇴직연금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으며 글로벌 AI산업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국내 혁신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TIGER KEDI혁신기업ESG30’ ETF를 비롯해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테마를 바꾸는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등도 꾸준히 투자자에게 관심받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제때 원하는 ETF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며 “변화를 놓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지수를 내놓는 게 KEDI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KEDI는 영역을 전통자산뿐만 아니라 원자재 등 대체자산 쪽으로 확장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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