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유통사들이 최근 잇달아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 내수에서 벗어나 해외로 영토를 넓히며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에 부응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3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는 국내 유통회사 중 최초로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승인받았다. SBTi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연구소(WRI),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합기구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기업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검증하고 승인한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 가운데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SBTi에 참여하려면 연합기구에 가입한 뒤 24개월 내 기준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롯데쇼핑은 2023년 3월 업계 최초로 SBTi에 가입해 최근 감축 계획을 승인받았다.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직·간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스코프1, 2)는 점포에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및 냉장·냉동 쇼케이스를 사용하고,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제조·물류 등 외부 협력업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스코프3)는 체계적인 ESG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예정이다.
롯데쇼핑이 탄소 배출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해외 진출과 관련이 깊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은 최근 내수 침체 등을 돌파하기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점포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해외 투자사 등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ESG 계획을 요구받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베트남 몽골 필리핀 라오스 등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마트도 2050년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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