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DN솔루션즈와 달바글로벌 등 기업공개(IPO) 공모를 앞둔 기업들도 곤혹스러워졌다.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상당한 만큼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전날 기업공개를 위한 정정신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 등을 추가 기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DN솔루션즈의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만큼 무역정책에 따른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DN솔루션즈는 “미국 고관세 정책으로 단기적인 시장 위축 가능성은 예상되나, 공작기계 산업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 국의 보호무역 정책 및 대외 규제가 심화하거나, 관세로 인해 당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당사의 사업 및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화장품 제조사 달바글로벌도 마찬가지다. 달바글로벌은 해외 수출을 늘리면서 외형을 키워온 회사다. 2022년 전체 매출 대비 13.2%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45.6%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52억원에서 3090억원으로 증가했다.
미국은 국내 화장품의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 중국(24.5%)에 이어 두번째(18.7%)로 큰 비중 차지하는 국가다. 이번 상호관세에 화장품도 포함되면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로 국내외 증시가 숨고르기에 나선 점도 공모 흥행 성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중소형 기업보단 대규모 공모자금을 모으는 대형 IPO 기업일수록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발표하면서 글로벌 통상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모두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주요 교역국들이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가뜩이나 국내 탄핵 정국으로 해외 투자자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었던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날 탄핵 심판 이후 시장 분위기도 주시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각종 불확실성이 순차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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